이혼소송 중인 아내 차량에 녹음기를 몰래 설치한 남편이 선고유예로 처벌을 면하는가 싶더니 술김에 아내에게 저지른 또 다른 범죄로 결국 전과자 신세로 전락했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주거침입, 특수협박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이혼소송 중인 아내 B(32)씨 춘천 집에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리고 창문을 열어 욕을 하거나 항아리를 들고 던질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부장판사는 "행위의 위험성이 큰 점,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함에 따라 반의사 불벌죄에 해당하는 협박, 명예훼손,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A씨는 이번 판결에 앞서 지난해 8월 B씨를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한 뒤 B씨 승용차 내부에 '시가잭 녹음기'를 꽂아 B씨와 아들·친오빠 간 통화 내용을 녹음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으나 B씨와 합의해 최근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