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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의장이 컬럼비아 대학을 전격 방문한 이유는?

미국/중남미

    美하원의장이 컬럼비아 대학을 전격 방문한 이유는?

    격화되는 美대학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바이든 행정부 '도전' 직면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 연합뉴스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 연합뉴스
    막대한 민간인 피해자를 양산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규탄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미 전역의 대학가로 번지면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당)은 24일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컬럼비아대를 방문해 "학내에서 반유대주의 시위를 방치했다"며 네마트 미누슈 샤피크 총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방위군 파견 등의 조치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소속의 존슨 의장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바이든 행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초기 일부 미 대학가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지긴 했지만, 지금처럼 들불처럼 번져나가지는 않았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를 중심으로 다시 불붙은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가 미 대학 졸업 시즌인 5월을 앞두고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컴럼비아대, 예일대, 뉴욕대, 터프츠대 등 미 동부를 넘어 학내 시위는 미시간대, 미네소타대, UC버클리 등 중서부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AP통신은 "대학가에서 재점화된 가자지구 전쟁 규탄 시위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예측할 수 없는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최근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대거 피난한 라파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미국 내 팔레스타인계 유권자들의 반발은 그 어느때보다 강도가 높은 상황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애꿎은 민간인 피해는 없어야한다며 이스라엘에 압박도 동시에 가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추인절차에 불과했던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무난한 승리를 거뒀지만,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 없음'에 표를 던지는 상황을 목도했디 때문이다. 
     
    당시 '지지 후보 없음' 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보여준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아랍계 유권자들의 항의 표시였다.
     
    이에 바이든 캠프측은 아랍계 유권자는 물론 진보층에서도 '이탈 현상'이 벌어졌다고 보고 대책을 강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격화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 됐다. 
     
    과격화된 시위를 그냥 방치해서도 안되지만, 동시에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걱정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도 다잡아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2일 최근 미 대학에 불고 있는 농성 시위와 관련해 "반유대주의 시위를 규탄한다"면서도 "지금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역시 규탄한다"며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이날 컬럼비아대를 찾아 연설하고 유대인 학생·랍비들의 얘기를 경청했다. 
     
    대학가의 시위가 재점화된 상황에서 미 하원의장이 시위 현장인 대학 캠퍼스를 찾은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이는 공화당이 이번 사태의 중재자로 나섬과 동시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바이든 캠프의 약점을 파고든 행보로 읽힌다. 
     
    그동안 공화당은 오랫동안 미 대학들이 진보 성향으로 급격히 치우쳐, 부모 등 기성세대의 권리를 무시하는 의제에 집착해왔다고 비난해 왔다. 
     
    이 자리에서 존슨 의장은 "유대인 학생들이 안전 문제도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 화상으로 수업을 들어야한다니 정말 화가 난다"며 "이런 사태를 막지 못한 샤피크 총장은 매우 나약하고 무능하다"고 말했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컬럼비아대가 시위 장기화로 대면 수업을 못하고 문을 닫은 것은 미친 짓"이라며 학교 측 대응을 비난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하원의장을 위시한 공화당이 이번 갈등을 통해 진보세력을 분열시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문제를 제기하는 등 또다른 셈법을 기자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들은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교내에 수십개의 텐트를 세운 뒤 농성을 벌이다 100여 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컬럼비아대학은 지난 22일부터 시위대의 영향으로 수업을 모두 화상으로 전환한 상태다. 
     
    예일대학교에서도 퇴거 명령에 불응한 농성 시위대 47명이 최근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하버드대도 농성 시위대의 점거를 우려해 10만㎡에 달하는 하버드 야드(Harvard Yard)를 임시 폐쇄할 계획을 세웠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는 학내 시위와 관련해 대학의 방침에 반발한 무슬림 학생(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들 시위대들은 민간인 희생을 초래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즉각 중단과 함께 대학측이 이스라엘 기업이나 미국 군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그만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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