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마스트미디어 제공 '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44·미국)이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62·독일)와 오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를 연다.
두 시즌째 호흡을 맞추는 한과 해플리거는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듀오다.
한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몇 년간 서로 알아왔고 겹치는 친구들도, 걸어온 삶의 길에서 공통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시작된 호흡은 아니"라며 "해플리거는 예술에 헌신적이고 아주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해플리거 역시 "한은 본인의 고민을 털어놓을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다. 우리는 이러한 특성을 서로 공유하고 존중한다"고 했다.
지난해 내한 무대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로 관객을 맞았던 두 연주자는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제1번·2번·3번)을 연주한다.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한 한은 "몇 년 전 했던 바흐 리사이틀 이후 한 작곡가의 작품을 탐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작곡가의 작품으로 콘서트 프로그램을 채우면 그 작곡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현대음악을 연주하고 현대음악 작곡가와 작업한 경험이 쌓이면서 브람스 음악처럼 제가 수없이 반복했거나 내적 친밀도가 높은 작품에 대한 해석이 바뀌었고 마음도 편해졌어요."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 마스트미디어 제공 한은 정교한 테크닉과 카리스마로 팬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 연주자다. 현재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뉴욕 필하모닉 상주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총 22장의 음반을 발매하며 그래미상을 세 차례 수상했다. 2021년 헤르베르트 폰 카랴안 상, 올해 초 에이버리 피셔상(미국 최고 연주자에게 수여)을 수상했다.
무대 위에서는 냉철하게 느껴질 정도로 완벽하게 균형잡힌 연주를 하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특히 인스타그램(팔로어 48만 명)을 통해 100일간의 연습 과정을 보여주는 #100daysofpractice' 영상을 공유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에이버리 피셔상 상패가 든 상자를 언박싱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한은 #100daysofpractice 영상에 대해 "제가 공연하고 작업한 것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항상 연습하면서 살고 있는 연주자의 100일이라는 시간과 작업 과정을 나누고 싶었다"며 "연습이 잘 된 날은 물론 잘 안 된 날까지 솔직하게 공개해서 연습이라는 것이 일상생활 속에 건강한 흐름으로 작용할 수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한의 '음악적 동반자'인 해플리거는 임윤찬이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2022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해 국내 관객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임윤찬의 콩쿠르 무대에서는 베토벤 협주곡 3번 연주가 가장 좋았다. 음악적이고 개성이 뚜렷했지만 꾸밈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 그 정도로 능숙하게 연주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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