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치성 예술감독, 정종임 연출, 박경민 단원(좌로부터) 국립국악관현악단 제공 초여름, 남산 자락에서 우리 음악과 술을 벗 삼아 풍류를 즐겨볼까.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야외 음악회 '애주가'(愛酒歌)를 6월 1~2일 오후 5시부터 서울 국립극장 문화광장에서 공연한다. 탁 트인 야외에서 술 한잔을 곁들이며 국악관현악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앞서 국악관현악과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황홀경', 로봇 지휘자의 등장으로 주목받은 '부재'(不在), 이머시브 기술을 활용한 '관현악의 기원' 등 기존의 틀을 깨는 시도를 이어왔다.
이번 공연은 술 한잔과 함께 시를 짓고 악기를 연주하며 자연의 멋과 운치를 즐기던 선조들의 '풍류 정신'에 착안했다. 과거 조상들은 풍류를 즐길 때 시(詩)‧서(書)‧금(琴)‧주(酒)의 조화를 강조했으며 자연 경관을 바탕으로 한 흥취와 여유는 문학과 그림, 음악 등 전통예술의 중요한 모태가 됐다.
시야가 한정된 극장에서 벗어나 남산의 정취를 벗 삼은 야외 문화광장으로 공간을 옮기고, 국립국악관현악단 전 단원이 출연해 국악관현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인 연주를 선사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해부터 국순당과의 사전 준비작업을 통해 악단이 보유한 연주 레퍼토리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주종 선정 작업을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다섯 종류의 술과 이에 걸맞은 국악관현악곡·실내악곡을 선정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위촉한 신곡 '권주가가제'(위촉 작곡 이고운)도 기대를 모은다. 판소리와 민요를 통해 이어져 내려온 여러 권주가를 모티브로 구성한 곡이다. 이 곡에서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들도 연주 중간 술을 걸치는 장면이 등장해 무대와 객석이 함께 술을 마시는 진풍경도 기대를 모은다. 그룹 이날치에서 보컬을 맡았던 신유진과 국립창극단 '패왕별희'에서 '항우' 역으로 활약한 정보권이 협연한다. 공연의 지휘는 원영석이 맡았다.
무대는 정사각형의 큰 무대와 직사각형의 작은 무대로 나뉘어 화려한 국악관현악과 개성 넘치는 실내악을 교차해서 선보인다. 큰 무대에는 LED 패널들이 설치돼 연주곡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은 전석 비지정석이다. 관객들은 큰 무대와 작은 무대를 옮겨가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좌석당 주류 교환이 가능한 엽전을 제공하며 미성년자 및 주류 미포함을 원하는 관객은 별도의 할인을 적용해 구매할 수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