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 연합뉴스의료개혁을 놓고 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민들은 '의사와 환자가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 개선된 의료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의 모습'이란 주제로 시민 원고 공모를 진행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비대위가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국민이 원하는 의료시스템 원고' 수상작 시상식도 열렸다.
대상은 '의료 공급자와 소비자의 윈윈 전략'이라는 원고를 쓴 50대 임성은씨에게 돌아갔다. 임씨는 의료과정에서 낭비되는 요소를 줄여 의료인들의 노동 시간을 절감하고, 절감된 시간을 의료 소비자들에게 유익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탐구했다.
특히 임씨는 이른바 '3분 진료'의 한계를 지적하며 보충자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가 직접 설명하기보다 환자의 증상에 대해서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하자는 것이다.
최우수상은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의료시스템'이란 원고를 제출한 50대 정현진씨가 받았다. 정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시민 공모작을 심사한 위원들은 그동안 의사와 환자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시민 공모에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을 읽으며 다시 한번 부끄러워졌다"며 "그동안의 과도한 의료 이용은 의료진이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며 환자들이 가짜뉴스에 현혹돼 온라인 카페에 의존하는 것은 진료실에서 의사의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눈앞의 환자가 좋아지면 행복해하고 나빠지면 '내가 뭘 놓쳤나' 괴로워하며 고민하는 동안, 동료 선후배들과 의학의 발전을 논하는 동안, 우리의 의료는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것이 돼버렸다"며 "저희의 책임이었음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청회에는 강희경 비대위원장과 방재승 전 비대위원장,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 등이 참여했다.
안 의원은 현 의정갈등에 대해 "해법은 단 하나다.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대신 협의체를 만들어 내년부터 증원 규모를 합의해 나가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대로 간다면 지방 의료원부터 나중에는 서울 '빅5'까지 도산하거나 곤란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정갈등보다 의사와 환자의 신뢰 관계가 무너진 점이 더욱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당선인은 "지금 의정갈등은 중요하지 않다. 더 치명적이고 중요한 것은 환자와 의사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임상에 있었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관계의 변화가 그 의료 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할 때는 아무리 애를 써도 의료 결과가 다 좋기는 어렵다"며 "환자와 의사는 언제나 원팀이다. 의료계도 환자도 이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