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맨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박찬대 원내대표(맨 왼쪽)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여야 지도부가 한 자리에 모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추도식에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따로 환담을 가지며 결속을 다지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엔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 문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정숙 여사,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혁신당 조국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총집결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지난 19일 영국에서 일시 귀국해 추도식에 참석했다. 노무현재단은 추도객을 5천명 정도로 추산했다.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추도식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노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가 추도사를 공식 추도사를 했다. 여야 인사들은 추도식이 끝나고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추도식에 온 시민들은 행사장에 들어오는 여야 인사들을 향해 환호와 야유를 질렀다. 민주당 의원 및 당선자들에겐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계 구분 없이 대부분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추미애 당선자와 김경수 전 지사에겐 "화이팅"이라고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김진표 국회의장에겐 '무반응'했고, 한덕수 국무총리·홍철호 정무수석 등 여권 인사들이 소개될 땐 객석에서 야유와 함께 "박수치지 말라"는 소리도 들렸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는 추도식이 끝나고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황 위원장은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을 깊이 사랑하고 그 뜻을 받들고자 하는 당의 정신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지도부가 저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정치를 함께 실현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은 여전히 미완성"이라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왔던 역사의 진전도 윤석열 정권으로 인해 2년이란 짧은 시간에 참으로 많은 퇴행을 하고 말았다"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신을 포함한 총선 당선자 12명과 함께 추도식에 참석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각은 혁신당 정책과 가치의 귀중한 일부"라고 말했다.
이른바 '친문 적자'로 불려 임시 귀국 기간의 행보가 주목받은 김경수 전 지사는 "공식적인 일정은 오늘 추도식이 유일하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제기했던 여러 문제의식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어 유럽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배우고 돌아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조 대표, 김 전 지사는 추도식 전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함께 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서재에서 따로 환담을 나눴다. 조 대표는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겐 '제1당이니만큼 민주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제게는 '조국혁신당이 총선 기간 해왔던 여러 약속과 활동을 이어가라고 했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두 정당이 공통 공약이 많으니 서로 연대해 성과를 빨리 내라는 취지로도 말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