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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기 급급했던 김호중…결국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

사건/사고

    감추기 급급했던 김호중…결국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

    뺑소니 직후 도주하고 17시간 뒤 조사
    음주 부인하더니 공연 끝나자 "음주운전 했다" 시인
    소속사는 조직적 증거 인멸
    김호중 사건 계기로 제도 개선 목소리 커져
    "의도적 '음주 측정 지연'도 처벌해야"
    "운전 후 추가 음주로 범행 은폐도 처벌 필요"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 황진환 기자'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 황진환 기자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결국 구속됐다. 사고 직후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고, 소속사 관계자들까지 나서 조직적으로 범행과 증거를 인멸하려 하는 등 감추기 급급했던 행위가 결국 김씨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이제 김씨를 상대로 음주운전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 사건을 계기로 음주 측정 지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호중, 각종 꼼수 부리다 구속… 법원도 질타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위반(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 사유를 밝혔다. 김씨의 도주, 범행 은폐를 도운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도 모두 구속됐다.

    뺑소니 범행 직후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이 각종 꼼수를 부리며 범행을 축소·은폐하려 한 점이 결국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앞서 김씨는 이달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운전자를 다치게 하고 그대로 도주했다. 이후 경기도 구리시의 한 호텔로 간 김씨는 사고 발생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했다. 술은 깬 상태였다.

    이후 김씨는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콘서트를 강행했다. 하지만 콘서트가 끝난 직후인 지난 19일 돌연 음주운전을 인정했다. 뺑소니 전 김씨가 유흥주점 등에서 술을 마셨다는 각종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특히 '사고 전 음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견까지 나오자 음주운전을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음주운전 시인 이후에도 경찰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 씨가 수 병의 술을 마신 상태로 판단했지만, 김씨는 5잔 미만으로 마셨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내부에선 음주 정황과 증거가 충분한 상황임에도 대중 앞에서 고개를 숙인 김씨의 모습과 조사 때 김씨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김씨와 소속사 차원의 조직적 증거 인멸 정황까지 드러났다. 소속사 대표 이씨의 개입으로 매니저가 김씨를 대신해 허위 자수를 시도하다 적발됐고, 본부장 전모씨는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결국 전날 신영희 부장판사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김씨를 향해 "똑같은 사람인데 김씨는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인가"라며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막내 매니저는 김씨의 허위자수 요구를 거절하면서, 다른 매니저가 당시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음주운전' 입증에 주력… 제도 개선 목소리도 커져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와 관련해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황진환 기자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와 관련해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황진환 기자
    이제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음주량을 파악해 음주운전 혐의 입증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씨가 범행 당일 도주한 뒤 17시간 만에 늑장 출석하면서 음주 측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탓에 해당 혐의 입증을 위해선 결국 범행 당시 김씨의 정확한 음주량을 파악해야 한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으로 추산하는 기법인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할 방침인데, 김씨의 수사 비협조가 계속될 경우 음주운전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김씨 사건을 계기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통사고 전문 윤원섭 변호사는 "음주 측정을 받지 않으려고 10시간 넘게 있다가 출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별한 사유 없이 음주 측정을 늦추는 것도 일종의 음주 측정 거부 행위로 봐서 처벌하는 식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도약의 하선호 변호사는 "김씨는 사고 직후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입해 마셔서 (수사당국이) 사고 당시 음주 수치를 밝히지 못하도록 시도했다는 의혹이 있다"라며 "대검찰청에서 음주 교통사고 이후 의도적인 추가 음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신설을 입법 건의한 것처럼 음주 은폐 시도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드마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법무법인 법승의 김범선 변호사는 "위드마크 공식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개발해야 한다"라며 "각종 전문가들이 모여서 보완하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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