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전주시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나는 의원들을 배웅하고 있다. 최명국 기자전북 전주시의회가 재활용처리시설인 리사이클링타운 안전사고에도 의원 1인당 수백원만을 들여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다수의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의원들을 배웅하기 위해 이른 새벽과 휴일에 나온 데 대해 지나친 의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전주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이기동 의장을 비롯한 의원 9명과 사무국 직원 등은 8박 10일 일정으로 유럽 연수를 떠났다.
이들은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에서 도시농업 및 농업인 육성, 친환경에너지·탄소중립정책 현장을 둘러보고 6월 5일 귀국한다.
시의회는 상임위원회별로 연수 주제를 정하고 의원들을 3개 조로 편성했다. 지난 25일 송영진 문화경제위원장이 단장을 맡은 연수단 1조 의원 12명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1조는 6월 4일까지 8박 11일 일정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라스베이거스의 영화영상과 마이스산업 현장을 찾는다.
이번 해외연수는 시기와 진행 여행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나왔다.
시정 발전을 위한 벤치마킹과 의정 활동 역량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오는 7월 제12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 출범과 상임위 재배정을 앞둔 터라 연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주사업장이 다른 지역에 있음에도 '전주시'라고 허위 기재한 여행사를 연수 진행 업체로 선정했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여행사가 과거 도의회 해외연수 때 의원에게 뇌물을 줬던 게 밝혀져 업체 선정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
지역 재활용처리시설인 리사이클링타운 가스폭발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장기간 의회를 비우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5일 전주시의회 사무국 직원이 해외연수를 떠나는 한 의원의 캐리어를 옮겨주고 있다. 최명국 기자
또 연수를 떠나는 의원들을 배웅하기 위해 휴일과 이른 새벽에 나온 사무국 직원들이 차량 주차 정리나 캐리어를 대신 끌어주는 등의 '황제 의전'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토요일인 지난 25일 오후 시청·시의회 주차장은 의원과 사무국 직원들의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의회 간부 공무원과 직원들은 의원들이 타고 갈 버스 앞에 모여 짐을 대신 실어주거나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문화체육관광국장을 비롯한 전주시 일부 실국장도 얼굴을 비쳤다.
마침 전주시 주요 행사와 의원들의 출발 일정이 겹치며 시민들이 주차할 자리를 찾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시청 강당과 노송광장에서는 '제2회 전주 온가족 시민장터', '제50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제42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가 진행 중이었다.
이기동 의장이 포함된 연수단 2조는 27일 오전 4시 30분쯤 전주를 출발했다. 이번 연수의 의원 1인당 비용은 570~580만원이다. 자부담 비율은 약 30%다.
한편, 지난 7~15일 북유럽 연수를 계획했던 연수단 3조 의원 10명은 출발하기 닷새 전에 터진 리사이클링타운 사고 수습을 이유로 연수를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