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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건물 외벽이 전기를 만든다고요?

    건물일체형 태양광 패널(BIPV)…패널에 강화유리 덧대 건축 외장재로 사용
    "한국처럼 도심 발달한 나라는 BIPV가 제격"
    내년부터 민간 신축 공동주택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로 가격 하락 가능성

    연합뉴스연합뉴스
    "건물 전체를 태양광 패널로 뒤덮으면 발전량도 늘고 환경 파괴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건물 옥상에 광고 철탑처럼 흉물스럽게 서있는 태양광 패널을 보면서 한번쯤은 생각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다.

    특히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 사업이 돈이 된다는 소문에 멀쩡한 숲을 밀어내고 태양광 패널을 마구잡이로 설치해 오히려 환경 파괴를 부추기고 있어 이런 아이디어는 현실화가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이같은 생각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있어왔고 현재는 제품이 상용화돼 실제 시공까지 되고 있다.

    대전에 있는 건물일체형 태양광 패널(BIPV) 생산업체인 'SG에너지'가 대표적 기업이다.
     
    BIPV는 기존 태양광 패널 앞쪽면 또는 양면에 강화유리를 덧대 건축 외장재로 사용한다. 태양광 발전 성능을 상당 부분 유지하면서도 기존 태양광 패널의 단점인 강도 문제를 해결해 건물 외장재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SG에너지가 생산한 BIPV를 살펴보니 일반 석재 패널과 비슷한 표면 강도 느낌을 주었다..
     
    SG에너지는 앞면 강화유리에 세라믹 안료를 점점이 찍어 색깔이나 무늬를 넣을 수 있다. 검정색 일색이던 기존 태양광 패널의 또다른 단점도 보완하면서 도시 미관을 살릴 수 있게 했다.
     
    이 회사 이진섭 대표는 "한국처럼 도심이 발달한 나라는 BIPV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도심은 에너지 수요는 많은 반면, 태양광 발전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는 주로 건물 옥상이나 지붕에 별도의 철제 구조물을 세워 일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지만 구조물 때문에 도시 미관을 해치고 누수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BIPV로 시공하면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BIPV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격과 효율 문제가 대중화에 걸림돌이다.

    일반 태양광 패널은 6~7년 정도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해 설치 비용을 회수할 수 있지만 BIPV는 20년 정도가 걸린다.
     
    이 대표는 "제품 특성상 건물에 딱 맞게 제작돼야 하기 때문에 맞춤형 주문 생산을 할 수 밖에 없다보니 자동화와 대량생산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경도를 높이기 위해 두꺼운 강화유리를 덧대다 보니 태양광 투과율이 낮아져 발전 효율이 일반 패널의 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가격 하락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30가구 이상의 민간 신축 공동주택도 제로에너지 인증을 받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에 해당하는 민간 신축 아파트는 에너지 자립률을 최소 20% 달성해야 한다. BIPV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규격화된 아파트에 맞춰 BIPV도 규격화되고 생산도 자동화해 대량생산을 하면 단가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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