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30일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올해보다 50%가까이 늘어난 4610명으로 최종 확정되고 무전공(전공자율선택) 모집 비율도 크게 늘면서 대입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증원이 이날 최종 확정됐다. 입시업계에서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진학하는 의대 정원이 27년 만에 3113명에서 4610명으로 48.1%(1497명)나 늘어나는 만큼 대부분의 비수도권 의대의 합격선이 내려가고, 상위권 이공계생 등 의대를 노린 반수생 등 'n수생'이 늘어나는 등 의대 열풍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고 있다.
종로학원은 의대 정원이 1497명 늘어날 경우 의대 합격선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수·탐 합산 점수 기준으로 2.91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공계 합격생 중 수능을 통한 의대 합격권에 있는 학생 비율은 현재 45.4%에서 67.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험생이 의대와 상위권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할 경우 의대를 선택하게 되고, 상위권 대학부터 하위권 대학까지 연쇄적으로 추가 합격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올해 6월 모의평가에는 전체 지원자 47만4133명 중 'n수생' 응시자 수가 8만8698명(18.7%)으로 2011학년도(19.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특히 지역인재전형 대폭 확대로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어릴 때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사하는 이른바 '지방유학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수도권 26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은 전체 모집인원 3202명의 59.7%인 1913명에 이른다. 2024학년도(1025명)보다는 86.6%인 888명이 늘어난다.
의대와 약대, 치대, 한의대는 '지방대육성법'에 따라 2023학년도부터 신입생의 40%(강원·제주는 20%)를 해당 권역 출신 중에서 선발해야만 한다. 지역인재전형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6개 권역(부울경·대구경북·강원·충청·호남·제주 권역) 중 대학이 속한 권역에서 고등학교 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만 한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도 지역에서 나오도록 요건이 강화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 출신 고등학생들은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 확대를 큰 호재로 인식하고 있고, 중학교 때부터 지방으로 내려가려는 구체적인 문의가 오는 단계"라며, 다만 "지역에 따라 의대 합격 점수가 이례적으로 낮게 나타나, 의대 간 격차가 더 벌어져 기피하는 의대가 생기고, 서울이나 경인권 소재 의대에 가기 위한 비수도권 의대의 중도 탈락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5학년도에는 무전공(전공자율선택) 선발 인원이 2024학년도 9925명에 비해 2만8010명이나 대폭 늘어난 3만7935명에 달해 합격선 예측을 가늠하기가 어려워지게 됐다. 무전공 모집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다른 학과의 모집인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무전공 모집단위뿐 아니라 다른 학과까지 전체적으로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전공자율선택제는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고 '학과·전공 간 벽 허물기'를 통해 대학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학과·전공 구분 없이 대학에 입학해 1학년 때 진로를 탐색하고 2학년에 진학할 때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모집 방식이다.
유형1은 전공을 정하지 않고 모집한 후 대학 내 모든 전공(보건의료, 사범계열 등 제외)을 자율 선택하는 방식이고, 2유형은 계열, 학부, 단과대 등 광역 단위로 모집한 후에 해당 계열, 학부, 단과대 내의 원하는 전공학과 정원의 최소한 150% 이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유형이다.
임성호 대표는 "수험생 입장에서 중상위권 대학의 무전공 선발은 증가 인원만큼 기존 학과 모집정원이 줄어들어 합격선, 지원 경쟁률 예상이 더욱 불투명하고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무전공학과뿐 아니라 다른 학과의 전년도 입시 결과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전공 선발이 확대되면 가고 싶은 학과보다 상위권 대학이 우선이 되면서 대학 간 서열이 더욱 공고해 질 수 있고, 인문학 및 비인기 학과의 몰락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