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브리핑하는 김태효 안보실 제1차장. 연합뉴스우리 정부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기회의 땅 '아프리카'로 외교 지평을 넓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4일 정부 최초로 아프리카 연합(AU) 소속 국가 55개 중 48개국과 다자 정상회의를 연다.
아프리카 대륙 국가 간 연합체인 아프리카연합 소속 국가 중 쿠데타와 같은 정치적 이유로 참석이 불가능한 7개국을 제외한 국가 모두 초대에 응했다.
48개 참석 국가 중 25개국에서 국가 원수가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AU 의장국인 모리타니아의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정상 세션을 공동 주재한다.
줄리우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등도 참석한다.
전날인 3일엔 48개국 정상과 대표단 환영 만찬을 개최하고 4일에는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정상회의 막이 오른다. 정상회의는 오후 세션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공동 주재하는 아프리카 연합 의장국인 모리타니아의 엘 가즈아니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모든 정상들과 별도로 릴레이 양자회담을 갖고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양자 협력 증진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윤 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 다자 정상회담이자 우리나라 최초로 아프리카 다자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정부는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주제로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연대 세 가지 목표를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출범 초기부터 아프리카와 전략적 협력을 추진해 왔다.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로 외교를 다각화 하는 이유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장 잠재력과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참석차 방한한 아프리카 5개국 장·차관급 인사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아프리카는 55개국의 인구가 총 14억, 국내총생산(GDP)는 3조 4000억 규모다. 세계 광물 자원의 30%가 아프리카에 매장돼 있으며, 망간과 코발트 등 배터리 생산의 핵심 광물 또한 풍부해 4차 산업을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다.
이미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아프리카에 투자와 관심을 쏟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올해 1월 첫 해외 순방지로 이집트, 토고, 코트디부아르, 튀니지를 방문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014년 이후 8년 만인 지난 2022년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아프리카의 미래에 올인하겠다"고도 했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 향후 3년 동안 기후변화, 식량안보, 보건 등 분야에서 아프리카에 총 550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본 정부도 2022년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총 3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북핵 도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무대에서 평화와 안보 의제 논의를 주도하기 위해 아프리카의 협력도 절실한 상황이다.
김태효 1차장은 "아프리카는 UN에서 어느 대륙보다 많은 54표를 행사할 수 있다"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우리나라의 활동에 있어서도 아프리카와의 협력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들이 아프리카와 정상급 회의체를 운영해오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최고위급 간의 우위와 연대를 돈독히 하면서 향후 아프리카와 협력을 도모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