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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이 왜 그래요?' 새로고침 필요한 순간



책/학술

    '호칭이 왜 그래요?' 새로고침 필요한 순간

    [신간]
    우리는 왜 죽는가
    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

    김영사 제공 김영사 제공 영국의 수학자이자 보험계리인이었던 벤저민 곰퍼츠(1779-1865)는 보험사의 의뢰로 사망률과 연령 사이 관계를 의뢰했다. 사망기록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20세 후반부터 사망 위험이 매년 지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망 위험은 대략 7년마다 두 배가 됐는데, 25세인 사람이 다음 1년 사이에 사망할 확률은 0.1%에 불과했다. 하지만 60세에는 1%, 80세에는 6%, 100세에는 16%로 뛰었다. 108세가 된 사람이 1년을 더 살 가능성은 50% 밖에 되지 않았다.

    노벨상 수상자인 분자생물학자 벤키 라마크리슈난은 '우리는 왜 죽는가'를 통해 인간의 주요 관심사인 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과학적 접근을 제시한다. 사고, 전쟁, 전염병, 환경 재앙 등으로 인한 죽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망 원인은 노화다. 신체의 분자와 세포에 화학적 손상이 축적되는 노화의 과정이 진행되면서 노년의 질병들이 나타나고 결국 시스템 전체가 기능을 멈추면 생명체는 자연 죽음을 맞게 된다.

    그런데 진화는 왜 노화를 막지 않은 것일까. 자손을 더 많이 남길 기회가 생기는데도 말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피터 메더워의 '노화의 돌연변이 축적설'을 비롯해 생애 초기에는 생물체에게 도움이 되는 유전자가 노년기에는 유해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길항적 다면발현' 이론, 토머스 커크우드의 '일회용 신체가설' 등 죽음에 관한 다양한 이론을 소개한다.

    저자는 200년을 사는 북극고래, 400년을 사는 그린란드상어, 스트레스가 강한 환경에 놓이면 변태를 거쳐 다시 발달 초기로 돌아가는 '회춘' 능력을 보여주는 홍해파리 등 인간 이외의 다른 장수 생명체들을 다루며 수명에 관한 지평을 넓힌다. 그런가 하면 유전자에서 단백질까지 노화의 생물학적 기전과 죽음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넓힌다.

    저자는 노화와 죽음을 물리치기 위해 수많은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항노화' 연구와 윤리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업적 시도들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그리고 노화의 메커니즘을 통섭의 관점에서 살펴보며 독자들로 하여금 건강한 삶에 대한 본질과 가치를 제시한다.

    벤키 라마크리슈난 지음 |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432쪽

    인플루엔셜 제공 인플루엔셜 제공 
    대화를 하면서 습관적으로 '아니'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의 주요한 기능은 발언권을획득하고 청자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부정하는 데서 시작하는 '아니'를 남용하는 경우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기 어렵다. 누구도 자신의 말을 부정당하는 것이 유쾌할 리 없으니까.

    '언어감수성'이라는 표현을 대중에 처음 전파한 언어학자 신지영 교수는 이를 한층 발전시켜 관계의 거리를 좁히고 나아가 행복한 삶에 이르게 하는 '말하기'를 다룬다. 그것이 신간 '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으로 출간됐다.

    저자는 '언어감수성'은 언어라는 도구가 더욱 우리의 생각을 잘 담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언어 전반에 걸쳐 내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바가 내 언어에 잘 담겨 있는지를 점검함으로써 내 말이 상대에게 잘 가 닿을 수 있도록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서구 사회에서는 가족관계나 직장, 공적 관계든 이름을 부르거나 애매한 경우 상대를 존중하는 중립적 호칭을 사용하는 데 반해, 우리의 경우 다양한 관계에 따라 호칭 또한 다양하다. 저자는 이 같은 호칭에 한국 사회가 특히 민감한데, 적절한 호칭에 존중이 따라주지 않음으로써 적절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민원인이 종종 공무원을 부를 때 쓰는 '언니야' 혹은 '총각'은 자연스럽게 반말을 이끌 수 있어 부적절한 호칭이다. 같은 이유로 공무원도 민원인에게 연령이나 성별을 특정하는 호칭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민들을 '아줌마' '아저씨' '아가씨' '할머니' '할아버지' 혹은 '어르신'이라는 호칭어로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직장 내에서 수직적 호칭 체계를 수평적 기업문화에 맞게 변화시키고자 직급이나 성별 호칭 대신 'OO님'으로 호칭함으로써 한 개인의 개별적인 특성을 인정하고 다양성에 주목하려는 노력의 언어라고 평가한다. 직급의 위계를 사람의 위계로 생각하게 하는 수직적 조직 문화의 함정에서 탈출하는 일은 결국 조직의 경쟁력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언어의 새로고침을 통해 일방통행 대화가 아닌 관계를 만드는 대화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쾌한 대화, 끈끈한 관계의 존속을 부르는 실용적인 대화법을 언어학의 바탕에서 접근했다.

    신지영 지음 | 인플루엔셜 |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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