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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처벌받으랴" '반쪽' 휴진 의원들…당일 공지에 혼란도

적발 시 불이익 우려로 오후만 휴진
"부분 휴진, 미신고 개원의들 많을 것"
"공식 통계보다 휴진율 더 높을 전망"
당일 휴진 공지에 환자 발길 돌리기도
대형병원 일부 진료과 휴진 사례도

18일 경기 수원시의 한 개원의 출입문 옆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박창주 기자18일 경기 수원시의 한 개원의 출입문 옆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박창주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집단 휴진에 돌입한 18일 오전 9시 반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의원.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 서너 명 정도가 소파에 앉아 있을 뿐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의협 소속인 원장 A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참여하지만, 오전에는 평소대로 병원 문을 열었다. 다만 환자들에게 오후 휴진 안내를 하거나 지자체에 사전 신고를 하진 않았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어겨 적발될 경우 불이익이 우려돼 '반쪽' 휴진을 선택한 것.

A씨는 "저처럼 오전만 진료를 보거나 휴진 신고를 하지 않은 병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공식 집계된 휴진율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의원들이 휴진,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동네의원 정상 진료…일부 휴진에 혼란도

이날 경기도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두 광역지자체에서 집계된 개원의 휴진 신고율은 2%대로 나타났다.

경기도 총 개원 의원 8204곳 가운데 사전에 휴진신고를 한 병원은 238곳으로 2.9% 수준이다. 인천시도 전체 의원급 병원 1796곳 중 46곳만 휴진신고를 해 휴진율은 2.56%에 그쳤다.

18일 정상 진료 중인 수원시 팔달구의 한 이비인후과. 박창주 기자18일 정상 진료 중인 수원시 팔달구의 한 이비인후과. 박창주 기자
실제로 수원시 내 개원의들이 몰려 있는 인계동 일대 대부분 병원들은 정상 진료 중이었다.

단 일부 의원은 당일 휴무 공지를 올려 환자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등 혼란을 겪기도 했다.

수원시청 인근의 B의원 출입문에는 정기휴무 안내문 옆에 '6월 18일 휴진 안내'라는 붉은 글씨가 적힌 A4용지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병원 소속 간호사들은 모두 출근한 상태였다.

한 간호사는 "휴진인 걸 모르고 조금 전에 환자 한 분이 그냥 돌아가시기는 했다"며 "원장님이 개인 사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을 뿐 파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은 30대 주부는 "사전에 확인하고 와서 휴진 우려는 안했다"면서도 "애 키우는 입장에서 의사들 파업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애가 아프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대형병원 일부 진료과 휴진 공지…"내일 전체 휴진 진료과는 없어"

개인병원에 비해 인력이 많은 대형병원에서는 휴진으로 인한 큰 혼란은 없었다. 수원 아주대병원의 경우, 이날 의대교수 107명 중 17명이 파업에 참여하며 휴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진료과에서는 평상시 수준으로 환자를 진료했다. 교수 3명이 파업으로 휴진한 진료과를 찾은 70대 환자는 "예전에 예약해둔 날짜로 오늘 진료를 받으러 왔고, 별다른 문제 없이 받았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 역시 "오늘 진료를 못 받고 돌아간 환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18일 아주대 병원의 한 진료과 접수대에 휴진 안내판이 설치된 모습. 정성욱 기자18일 아주대 병원의 한 진료과 접수대에 휴진 안내판이 설치된 모습. 정성욱 기자
다만 한 진료과에서는 전체 교수 4명 중 3명이 파업·휴진하고 나머지 1명마저 기존에 예정됐던 일반휴진에 들어가면서 외래진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진찰실 2곳은 모두 불이 꺼져 있었고, 접수창구에는 '휴진안내' 알림판이 올려져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오늘 (우리 과는) 전체 휴진이다. 우리도 오늘 아침에 전달 받아서 자세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측은 "파업휴진에 참여한 교수 현황은 정확히 파악은 안 된다"라며 "내일 전체 휴진이 예정된 진료과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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