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효자동의 한 소아과의원의 휴진 안내문. 김대한 기자"애가 열이 나는데…"
의료계가 집단 휴진을 예고한 18일. 동네 의원들의 참여율이 낮아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전북 전주에선 소아과를 중심으로 진료 불편이 이어졌다.
기자가 이날 방문한 전주 효자동 인근 한 소아과는 불이 모두 꺼진 채 빈 소파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입구에는 '6월 18일 병원 사정에 의해 금일 휴진입니다'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만 두 장 붙여져 있었다. 방문한 지 20분도 지나지 않아 아이의 손을 잡고 소아과를 방문한 엄마 2명을 만날 수 있었다.
효자동에 거주하는 A씨는 병원 휴진 소식에 "아이가 열이 나서왔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스마트폰으로 검색 창을 열어 인근 소아과를 찾았지만, 인근 6곳의 소아과 모두 '오늘 휴무' 알림이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엄마 B씨 역시 스마트폰으로 소아과를 검색하며 "지금 병원을 찾느라 정신이 없어 인터뷰할 수가 없다"고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집단 휴진 여파는 소아과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같은 건물 내과 역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6월 18일과 19일 휴진합니다'고 알렸다.
내과에 방문한 C씨는 "몸이 너무 안 좋아 수액을 맞으러 왔는데 문이 잠겨있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 효자동의 한 소아과 모습. 김대한 기자이날 의협은 오후 2시 서울 여의대로에서 '정부가 죽인 한국 의료, 의사들이 살려낸다'는 주제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연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소규모만 상경집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의협은 6월 4일~7일 진행한 의료계 집단행동 회원투표에서 전체 의사의 63.3%가 넘는 7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90.6%는 의협의 강경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6월 중 휴진을 포함한 의협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전체의 73.5%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휴진을 신고한 전북 지역 병의원은 전체 1천 242곳 중 43곳(3.5%)으로 조사됐다.
의료공공성강화 전북네트워크는 이날 전북도청 앞에서 의사 집단 휴진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89.3%가 찬성하는 의대 증원을 의사들만 끝까지 반대하고 있다"며 "집단 휴진으로 환자와 국민을 등질 때가 아니라 환자와 국민 생명을 위해 대화에 나서야 할 때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