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마을만들기 조례 폐지 결사반대 집회. 시민단체 측 제공경기 수원시의회 한 의원이 마을만들기 조례를 없애기 위해 발의한 안건이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심의를 앞둔 가운데 관련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21일 경기시군마을네트워크,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등 10여명은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마을만들기 조례 폐지안 본회의 통과 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마을만들기 조례는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가꾸고 지역사회 발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제도적 근거가 되었다"며 "이 조례를 통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동체 활동에 참여했고,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구축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마을만들기 조례를 없애자는 폐지안을 상임위가 주민들의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통과시킨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며 "주민자치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마을 공동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결정을 한 시의원들을 강력 규탄하며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배지환 시의원이 폐지하려는 조례는 '주민자치와 지방분권화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제도적 근거'라는 취지로 결사반대해 왔다. 배 의원은 주민자치회와의 기능 중복 등을 이유로 마을만들기 조례를 없애려 하지만, 운영 주체의 규모나 사업 성격 등은 다르다는 게 시민단체의 입장이다.
주민자치회가 동 단위의 자치사업을 기획하고 자체 예산 심의까지 진행하며 행정업무를 위임받아 활동하는 반면, 마을만들기는 소규모 모임 위주로 주민자치회에서 일부 다뤄지지 않는 취약계층 지원과 동네 생활·환경 개선 등을 통한 공동체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12월 제정된 수원시 마을만들기 조례가 전국적으로 마을공동체 사업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던 만큼, 시민단체들은 자칫 폐지될 경우 타 지역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전국 연대로 반대 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전국 기초지자체 228곳 중 195곳에서 마을만들기 관련 조례가 제정돼 운영 중이다.
수원시 역시 마을만들기 사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면서도, 전국적인 선사례로서 꾸준한 성과를 내온 조례를 성급하게 폐지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고수하고 있다.
배 의원은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시민단체들이 되레 법으로 보장된 민주적 의정활동을 막고 있다'며 반박해 왔다. 안건 발의 배경에 대해서는 "조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는 상황에서 시의원으로서 입장을 대신해 폐지안을 발의한 것"이라며 폐지론자들의 주장만을 수용하는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