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에너지저장 장치 이미지.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황승혜 박사 연구팀이 대용량 에너지저장 장치(ESS)용 레독스 흐름전지의 활성물질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ESS는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기를 대용량 저장해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로, 대부분 저렴한 리튬이온전지 기반으로 운영된다.
최근 리튬이온전지의 화재·폭발 위험 때문에 물 성분 수계 전해액을 이용한 레독스 흐름전지 기반 ESS가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과열 현상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화재 위험이 낮고 수명도 20년 이상으로 길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레독스 흐름전지에 활용되는 활성물질로 바나듐이 주로 쓰이지만, 구하기 어려운 희토류여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가격이 저렴한 비올로겐(자연계에 존재하는 탄소, 산소 등 물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유기 화합물)이 바나듐을 대체할 활성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비올로겐에 물에 친한 성질을 갖는 작용기(화합물의 화학 반응이나 성질을 결정하는 분자 내 특정 부분)를 도입, 낮은 용해도 문제를 해결했다.
2개의 작용기는 비올로겐 표면에서 물(전해액) 분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분자끼리 끌어당기는 힘을 발생시키고 비올로겐이 물에 쉽게 퍼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비올로겐의 2개의 판 구조 사이에 장애물 역할을 하는 작용기를 도입, 반발력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충전 시 판이 합쳐져 에너지를 저장하지 못하게 하는 반응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활성물질을 레독스 흐름전지에 적용한 결과,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높았다.
200차례의 반복 충·방전에도 99.4%의 쿨롱 효율(충전용량 대비 방전용량), 92.4%의 용량 유지율을 나타내 성능과 안정성 모두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황승혜 박사는 "저가와 장수명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활물질 설계가 가능해 레독스 흐름전지 조기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