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모자 피습 사건 현장. 지지통신 캡처 중국의 소셜미디어(SNS) 웨이보가 최근 중국 내에서 발생한 일본인 모자 피습 사건과 관련해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게시글을 삭제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웨이보는 일본인 모자 피습 사건 관련 36개 계정을 차단 또는 영구 폐쇄하고 759개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웨이보는 "문제의 콘텐츠가 사고를 확대 해석하고 민족주의 감정을 부추기고, 집단 증오를 조장하고, 심지어 애국심이라는 이름으로 범죄 행위를 찬양하는 극단적인 발언을 퍼뜨렸다"고 이번 조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웨이보는) 법치주의를 확고히 지지하고 옹호하며 범죄 용의자는 그에 따라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모든 사용자에게 애국심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조장하고 범죄를 미화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에서 중국인 남성이 하교 중이던 일본인학교 스쿨버스를 공격해 일본인 여성과 아동 등 모두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는 아이를 마중나온 일본인 여성 1명과 그 아들 1명, 버스 안내를 맡은 중국인 여성 1명이다. 부상자는 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일본인 모자는 생명에 별 지장이 없지만 중국인 여성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쑤저우 일본인학교에서 북쪽으로 약 1㎞가량 떨어진 시가지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했으며 근처에 일본인이 다수 거주하는 맨션이 위치해 있다. 공안 당국은 용의자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으며 우발적인 범죄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중국 동북부 지린시 소재 베이산 공원에서 중국을 방문 중이던 미국인 대학강사 4명이 한 중국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국민을 상대로한 피습 사건이 벌어지면서 온라인 일각에서는 이같은 피습사건을 미화하거나 심지어 용의자를 찬양하는 등의 행태가 나타났고, 이 때문에 웨이보가 계정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반미, 반일 등 특정 국가를 상대로한 과도한 민족주의 정서가 커지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 당국도 경계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인 모자 피습 사건 다음날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은 사건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라며 "중국은 중국 공민을 보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 외국인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반일 감정이 있을지 몰라도, 그들은 단지 온라인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소수의 사람들일 뿐"이라며 "그 소수의 네티즌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법을 준수하는 주류 중국인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