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오는 7일(현지시간) 열리는 프랑스 총선 2차 투표를 앞두고 극우 정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좌파와 중도 진영이 대거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자체 집계 결과 2차 투표 후보자 등록 마감 시한인 2일 오후 6시 현재 2차 투표 진출 자격을 얻은 후보자 1300여명 중 218명이 사퇴했다.
이 가운데 130명은 좌파 연합체인 신민중전선(NFP), 82명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측의 범여권 후보자들로 파악됐다. 공화당과 극우 국민연합(RN)에서도 각각 2명, 3명이 사퇴했다.
사퇴한 후보들은 대체로 1차 투표 3위로 2차 투표에 진출한 이들이다. 당선 가능성이 사실상 낮은 상태에서 3자 대결 구도를 만들면 반극우 진영의 표가 분산될 경우, RN만 유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총 76명의 의원이 당선됐으며, 총 306곳의 지역구에서 세 진영의 후보자가 모두 결선 티켓을 땄다. 양자 대결이 성사된 지역구는 190곳, 심지어 5곳에서는 4명의 후보자가 2차 투표 진출 조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좌파와 중도 진영이 반극우 연대를 결성하면서 3자 이상 다자 대결이 예정된 지역구는 애초 311곳에서 100곳가량으로 줄었다. 반면 양자 대결 지역구는 190곳에서 400곳가량으로 대폭 늘었다.
범여권에서는 NFP 내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친(親)하마스 성향 등을 문제 삼으며 그들과의 연대를 여전히 꺼리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프랑스 사회에서는 극우의 집권을 막는 게 우선이라며 연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의 우파 정권에서 일한 자크 투봉 전 장관은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모든 정당이 RN의 집권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LFI를 포함해 가능한 한 빨리 포괄적 공화 전선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LFI가 취한 태도엔 자신도 비판적이라면서도 "일요일에 아주 중요한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그 문제는 일단 제쳐두자"라고 말했다.
좌파적 성향을 가진 1천명의 프랑스 역사학자도 르몽드에 호소문을 올려 RN 반대투표를 촉구했다. 이들은 "RN은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적 민족주의, 반유대주의, 폭력,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경멸로 형성된 프랑스 극우 역사의 일부"라며 "모든 선거구에서 투표해 RN 후보를 물리쳐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좌파와 중도 진영 간 반극우 전선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가 갑자기 사퇴한 경우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기권표를 던지는 유권자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