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감독. 연합뉴스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손 감독과 코치진 등 2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춘천지검은 전날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손 감독과 손흥민의 형 손흥윤 수석코치, 코치 A씨 등 3명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된 이후 첫 소환조사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기존 입장문을 낸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주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으며 추가 소환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피해 아동 B군 측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 9일 (소속 센터)코치가 아동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고소인 측은 당시 경기에서 진 B군 팀 선수들이 패배했다는 이유로 손 수석코치로부터 정해진 시간 내에 골대에서 중앙선까지 20초 안에 뛰어오라는 지시를 받았고 B군을 포함해 4명이 제시간에 들어오지 못해 엎드린 자세로 엉덩이를 코너킥 봉으로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B군은 해바라기센터 진술에서 "레프팅을 하다가 잡을 수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떨궜다. 그거 가지고 (코치가) 'X새끼야 왜 떨겨, 집에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훈련에서도 헤딩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코치가 'X새끼야 뭐 하냐, 야 이 XX 새끼야. 너도 오늘 집에 가. 꺼져. 죽여버린다. X새끼야'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손 감독으로부터도 훈련 중 실수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들었다는 진술도 포함됐다.
피해자 측은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의 숙소에서도 코치로부터 엉덩이와 종아리를 여러 차례 맞는 등 엉덩이 6대, 꿀밤 4대와 구렛나루를 3번 잡아당겼다고도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 4월 피의자들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작가 사인회하는 손웅정 감독. 연합뉴스
손 감독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거친 표현과 체력 훈련 중 이뤄진 체벌에 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손 감독은 "다만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 당시 있었던 일과 이후 경위는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기억과 말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피해자 측 법률대리를 맡은 류재율 변호사는 "가해자 측은 본인들 입장에서만 최선을 다해 미화하고 또 미화하고 있다"며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는데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피해자 측을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축구선수를 꿈꾸는 피해 아동 측 입장에서는 손 감독과 손아카데미는 너무나도 큰 권력이고 두려움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