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하는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연합뉴스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상속 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속 재산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 설립에 출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상속 재산에 욕심내지 않고 전액을 재단에 출연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게 하는 선례를 만들고자 한다"며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도 협조해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의 뜻을 큰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동생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에게도 전달했다고 한다.
조 전 부사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3월 30일 선친인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이후 97일 만이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위해 최근 싱가포르에서 입국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을 횡령·배임 등 의혹으로 고소·고발했다. 이에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2017년 맞고소했다.
지난 3월 별세한 조석래 명예회장은 '형제의 난'을 이어온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하는 유언장을 남겼다. 조 명예회장은 작고 전 변호사 입회 아래 작성한 유언장에서 "부모·형제의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를 이루고 싶다"며 "지금까지 저에게 벌어진 여러 부당한 일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저 때문에 형제들과 가족이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저는 효성의 경영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100%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독립 경영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조 전 부사장은 "저의 계열 분리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도 계열 분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제가 더 이상 효성그룹에 특수관계인으로 얽히지 않고 삼형제 독립경영을 하는 것 역시 선친의 유훈이라 생각한다"며 "이 역시 다른 공동상속인이 반대하실 이유가 없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