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앞에서 너구리가 손님들을 반기고 있다. 유준상 인턴기자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름휴가차 아내와 함께 서울을 찾은 30대 남성 제이슨씨.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을 즐겨먹는다는 그는 미국에서 'K라면 마니아'로 통한다.
하지만 5일 호텔스카이파크 명동 3호점을 찾은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곳에서 진행 중인 '너구리의 라면가게' 체험 매장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수많은 종류의 라면들이 빼곡하게 차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과감하게 짜장 라면에 도전했다. 제이슨씨는 "짜파게티를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다. 마음에 들어서 몇 개 사가지고 돌아갈 예정이다. 집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라면을 경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매장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라면들이 선택의 순간 만을 기다리고 있다. 유준상 인턴기자특히 라면에 다양한 토핑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그는 "우리는 라면 요리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집에서는 대충 끓여먹었는데, 여기서는 전문가들이 기계로 제대로 요리해줘서 좋았다"며 "파, 계란, 어묵, 그리고 떡을 추가해서 먹었는데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아내 A씨도 한식과 한국 드라마 열혈 팬이다. 그는 평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라면 사랑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A씨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가 이렇게 큰 행사를 진행하니 들어와서 즐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야식은 역시 라면?…너구리 캐릭터도 인기
매장 안에 있는 외국인 손님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너구리 주변에 모여들고 있다. 유준상 인턴기자농심이 진행한 이번 체험 행사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서울에서 열리는 아들의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가족과 함께 괌에서 왔다는 40대 미국인 여성 B씨는 "딸이 매장 앞에 전시된 캐릭터(너구리)와 사진을 찍다가 이참에 점심도 먹을 겸 안에 들어왔다.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딸이 정말 좋아했다"며 "라면이 매우 다양하고 토핑을 무료로 추가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저는 계란이랑 야채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가게 앞에는 농심의 상징과도 같은 너구리 캐릭터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아직 한국 라면이 생소할 수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간단한 설명을 볼 수 있다. 특히 얼마나 매운지를 나타내는 '스파이시(Spicy) 레벨'을 고추의 개수로 표현해 외국인들도 직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했다.
라면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토핑들이 준비돼 있다. 유준상 인턴기자먹고 싶은 라면을 고르고 직원에게 말하면 파, 양파, 콩나물, 양배추, 떡, 어묵, 계란 등 라면과 잘 어울리는 각종 토핑을 추가할 수 있다. 그렇게 취향에 맞는 토핑까지 선택하면 직원이 라면 제조기를 이용해 음식을 조리한다.
현장을 관리하고 있던 행사 담당자 이하미 매니저는 "호텔 투숙객 분들이 조식을 먹으면서 라면도 함께 즐기는 경우도 많지만, 매장이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위치해있다 보니 지나가던 관광객 분들이 신기해서 찾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특히 새벽 1시까지 운영하다 보니 야식으로 찾는 분들도 매우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들, '까르보불닭', '짜파구리'만 알아
맵기 정도를 고추 개수로 귀엽게 표현했다. 유준상 인턴기자동시에 K라면이 해결해야할 과제도 있었다. 최근 매스컴과 온라인상에서 불어 닥친 불닭볶음면의 열풍 탓인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라면이 특정 제품에 한정돼 있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이날 명동 길거리에서 만난 러시아, 독일, 인도네시아 출신 외국인들이 언급한 라면은 불닭볶음면과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두 가지였다.
업무차 한국을 방문한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 왔다는 20대 초반 독일인 여성 C씨는 "독일의 아시안 마트에 가면 불닭볶음면과 짜파게티 등 모든 라면을 다 판매한다"면서 "그중에서도 나는 까르보불닭을 즐겨 먹고, 영화 기생충 때문에 많은 독일인들이 짜파구리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20대 초반 여성 D씨도 "한국 드라마를 매우 좋아하다보니 한국 음식에도 큰 관심이 생겨 불닭볶음면 종류를 많이 먹었다"면서 "특히 까르보불닭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고, 불닭에 치즈를 추가해서도 많이들 먹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