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급발진 의혹과 관련해 차량 EDR(사고 기록 장치) 감정 결과 등 분석 내용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EDR 외에도 ECU(전자제어장치), 영상 자료 등을 토대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 주재로 열린 8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관계자는 "사고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CCTV 영상, EDR 기록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고, 피의자 상대로는 4일에 1차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고 최종 결과가 종합적으로 나오기 전까진 공식 답변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운전자 차모씨는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시청역 인근 소공로 일방통행 구간을 빠른 속도로 역주행한 뒤 인도로 돌진했다. 차량은 시민들을 덮친 뒤 이후 차량 2대를 들이받고 반대편 차선으로 튕겨져 나가 시청역 12번 출구 부근에서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시민 9명이 사망했고, 부상자 7명이 발생했다.
차씨와 동승자였던 그의 부인이 사고 직후부터 현재까지 계속해 차량 급발진에 의한 사고를 주장하면서, 이번 참사는 현재 급발진 관련 논쟁으로 번진 상황이다.
경찰은 현재 CCTV 6점 등 자료를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고, EDR 기록에 대한 감정도 국과수에 의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EDR 신뢰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나왔다.
이에 대해 이날 경찰 관계자는 "급발진 여부는 EDR 기록뿐만 아니라 차량 전체 결함, ECU(전자제어장치), 사고 당시 영상, 관련자 진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국과수가 그동안 급발진을 인정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과수는 행정안전부 소속 감정 전문 연구기관으로 대한민국에선 최고의 감정기관으로 신뢰를 받고 있다"며 "신뢰해야 한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고, 국과수 감정에 여러 기관이 참여해 자문을 받을 것이 있으면 그것도 참고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DR 기록에 대한 감정 내용 등 급발진 관련 분석 자료에 대해서도 "공개를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차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추가적인 체포영장 신청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차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 단정이 어렵다"며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