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총격으로 죽을 뻔 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다며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죽는 줄 알았다"며 당시 피격이 "매우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지역 야외 유세 도중 총격으로 다친 뒤 하룻밤을 묵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전당대회 장소인 위스콘신주 밀워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병원에서 만난 의사가 이런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기적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한 뉴욕포스트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른쪽 귀에 대형 붕대를 감고 있었으며 오른쪽 팔뚝에 큰 멍이 든 것을 기자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차트를 읽기 위해 오른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지 않았다면 살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 순간 총알이 귀 윗부분을 관통해 피가 튀었다고 했다.
그는 총격이 시작되자마자 요원들이 '라인배커'(미식축구에서 상대팀 선수들에게 태클을 걸며 방어하는 수비수) 처럼 날아 들어왔다며 경탄을 표했다. 기자에게 보여준 멍은 건장한 요원들이 몸을 던져 자신을 에워싸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당시 엎드린 상태에서 "신발 좀 챙기겠다(Let me get my shoes on)"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요원들이 나를 너무 강하게 쳐서 내 신발이 벗겨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원들이 "총알 한 발로 총격범을 없애버렸다"며 "그들은 환상적인 일을 했으며 우리 모두에게 초현실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주먹을 치켜들고 "싸우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긴 사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그 사진이 그들이 그동안 봐왔던 것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사진이라고 말한다"며 "보통 상징적인 사진을 가지려면 죽어야 하는데 행운이거나 신에 의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내가 여기 살아 있는 걸 신의 가호 덕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손을 번쩍 들어 올린 이유에 대해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OK)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은 계속 굴러가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측근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새로운 삶을 얻운 것(a new lease on life)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TV토론 '참사'와 자신에 대한 암살 미수 중 어느 것이 더 궁극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확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진 않았지만, TV토론으로 인해 바이든의 후보 지명 여부를 놓고 민주당이 계속 분열된 상태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번 총격이 부동층을 자신 쪽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