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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항만 행정 난맥…300억 규모 '석산개발' 이권 관련 있나?

광주

    진도군 항만 행정 난맥…300억 규모 '석산개발' 이권 관련 있나?

    편집자 주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항만시설 허가 행정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진도군의 부적절한 행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광주CBS는 김 군수 취임 이후 2년 동안 이뤄진 진도군 행정의 난맥상을 들여다보고 김 군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의혹들을 살펴보는 연속보도를 마련했다.

    [김희수 진도군수, 직권남용 의혹 연속보도②]
    진도군 불허한 항만시설은 석산 토석 운반 통로
    해당 석산 전남 최대 규모…300억 원 인수 제안받기도
    석산 업체, 사용 연장 허가 못 받아 수십억 원 손해 주장
    김희수 군수 취임 후 '업체 길들이기' 목소리도 나와
    경쟁업체 대표 아내 김 군수 인수위 참여…다른 배경 있나 '관심'

    A 업체가 운영하는 전남 최대 규모의 석산. 최창민 기자A 업체가 운영하는 전남 최대 규모의 석산. 최창민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 진도군의 상식 밖 항만 행정…"민원 많았다" 대부분 입증 못해
    ② 진도군 항만 행정 난맥…300억 규모 '석산개발' 이권 관련 있나?
    (계속)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항만시설 허가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관련 행정 행위와 직접 연관된 석산개발 사업의 이권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더욱이 이 석산개발 업체가 김 군수 취임 이후 벌어진 진도군 행정 난맥상으로 큰 손실을 보면서 '업체 길들이기' 등의 또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진도군청에서 차를 몰아 25분 거리에 있는 진도군 임회면 비치산 자락 아래 연동저수지.
     
    이 저수지를 돌아 들어가면 대규모 골재 채취 현장이 나온다. 이곳은 마치 요새처럼 희여산(269m)과 비치산(174m)에 둘러 쌓여 있다.
     
    골재 채취를 위한 기계가 돌아가고 화물차가 쉴 새 없이 오가는 이 석산은 가채매장량이 279만 8049㎥에 이른다.
     
    이 석산의 전체 규모는 71만 7392㎡(21만 7천 평)으로 전남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 가운데 현재 허가를 받은 토석채취장 면적은 16만 여㎡ 규모다.
     
    A 업체의 연평균 매출액은 45억 원. 지난해 말 A 업체의 석산과 관련 자산에 대한 매수 의향을 밝힌 한 업체가 제시한 매수 금액은 300억 원에 이른다.


    진도군이 김희수 군수 취임 이후 사용을 불허한 진도항 항만시설. 최창민 기자진도군이 김희수 군수 취임 이후 A업체의 사용 연장을 불허한 진도항 항만시설. 최창민 기자
    A 업체는 여기에서 채취한 골재를 화물차로 5㎞ 정도 떨어진 진도항을 통해 순조롭게 전국 다수의 공사현장에 납품해왔다.

    지난 2017년부터 5차례에 걸쳐 진도군으로부터 진도항 항만시설 사용 연장 허가를 받으며 해당 시설을 이용해 오다 김희수 진도군수가 취임한 이후 제동이 걸렸다.

    김 군수 취임 이후인 지난 2022년 10월 31일 진도군이 돌연 항만시설 허가 연장 신청을 반려했다.
     
    이렇게 되자 A 업체는 석산에서 26㎞나 떨어진 쉬미항을 통해 골재를 운반해야 했다. 별다른 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진도군의 안내를 받았고 당초 A 업체가 쉬미항 이용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용에 제약은 없었다.
     
    그런데 2023년 4월부터 진도군의 태도가 바뀌었다. A 업체의 쉬미항 이용과 관련해 '일주일 전 사용신청서 제출', '접안 선박 길이 60m 이내로 제한', '선박 1일 최대 2대 사용', '시간당 2회 살수차 운행' 등 각종 조건이 붙었다. 이밖에도 공사나 선박 정박 등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항만 사용을 지나치게 제한했다는 게 A 업체의 주장이다.
     
    A 업체는 김희수 진도군수가 취임한 이후 벌어진 진도군의 과도한 행정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A 업체 관계자는 "돌고 돌아 쉬미항까지 가는 운송비로만 연간 최소 7~8억 이상 손실을 보고 있다"며 "이로 인해 비용이 올라가면서 연간 1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군수 취임 이후 벌어진 진도군의 무리하고 부적절한 항만 행정은 A 업체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진도군이 패소하면서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A 업체에 항만시설 이용 연장을 순조롭게 허가했던 진도군이 김희수 군수 취임 이후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정도로 왜 이렇게 지나치게 제한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김희수 진도군수와 친분이 있는 B 업체 C 대표 소유의 석산. 최창민 기자김희수 진도군수와 친분이 있는 B 업체 C 대표 소유의 석산. 최창민 기자
    현재 진도군 내에는 A 업체와 같이 골재를 채취하는 석산은 모두 2곳이다. 또 다른 B 업체가 전남도에서 허가를 받은 석산은 70만㎡(2만2천 평) 규모로 가채매장량은 6만 4천㎥(6만4천 루베)로 그리 많지 않아 얼마 못 가 진도군 내에서는 A 업체가 운영하는 석산만 남게 된다.
     
    공교롭게도 B 업체 대표 C씨는 김희수 군수가 당선되기 이전부터 오랫동안 인연을 쌓은 가까운 관계다. 전직 공무원인 C씨의 아내는 김 군수 당선 직후 꾸려진 인수위원회에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진도군이 A 업체의 항만시설 사용 연장을 허가해주지 않으면서 '업체 길들이기'를 넘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진도군이 A 업체의 경영을 어렵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도항 사용을 막은데 이어 쉬미항 이용도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도 제기하는 상황.
     
    이에 대해 C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A 업체 대표를 잘 알고 있다. 7~8년 전 원래 석산 주인이 작고를 하고 석산을 살 때 많은 도움을 줬다"며 "세상 살다보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도 있다"며 해당 석산과 자신의 관계를 설명했다.

    진도군의 항만시설 사용 연장 불허에 대해서는 "군 행정에서 배후부지 개발에 지장이 있어서 (항만시설) 허가를 해줬는지 안 해줬는지 모르겠다"며 "김 군수는 선거 끝나고 지난해 3월에 한번 보고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며 김 군수와 관련한 의혹을 부인했다.
     
    CBS노컷뉴스는 진도군의 무리한 항만 행정, C씨와의 관계 등에 대해 김희수 진도군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진도군청 입구에 '군민이 주인! 살기좋은 진도'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박요진 기자진도군청사 전경. 박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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