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장 가동률과 작품 완성도를 높여서 전용극장인 명동예술극장의 르네상스를 이루겠습니다."
지난 4월 취임한 박정희 국립극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은 16일 서울 명동예슬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3년간의 운영 방향을 밝혔다.
명동예술극장의 르네상스를 위해 극장 가동률과 작품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박 단장은 "여름과 겨울 시즌, 민간 극단의 우수 작품을 초청해 매년 평균 5~6개의 작품이 올라갔던 극장에 8~9개의 작품을 선보이겠다"며 "코로나19 당시 60%대에 머물렀던 극장 가동률을 올해 80%, 내년 90% 수준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년간 평균 23.5에 머문 관객추천지수(NPS)를 50까지 올리겠다"며 "기존 공연 중 양질의 작품을 재발굴해 레퍼토리화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제작 PD와 관객이 각각 뽑은 '다시 보고 싶은 명작'을 1편씩 선정해 무대에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극장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외국인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박 단장은 "공연에 한국의 전통요소를 담지 않더라도 잘 만들면 관광 블루칩이 될 수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코스에 공연장 탐방을 포함하는 방법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립극단 작품 중 중국에서 공연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제외하면 해외 무대에서 선보인 작품은 없었다"며 "유럽과 미국에 한국 연극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 첫 걸음으로 국제교류 담당 PD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국립극장 전속단체에서 재단법인을 독립한 지 15년이 된 국립극단은 내년부터 국립극장에서도 관객과 만난다. 박 단장은 "내년에는 상반기에 달오름극장에서 한 달, 하반기에 해오름극장에서 3주 공연할 수 있다. 달오름극장에서는 동시대 문제작, 해오름극장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나라 예술가의 혼을 느낄 수 있는 대형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극단 제작진과 창작진의 건강한 협업 문화를 위해 'NTS'(National Theater Standard·국립극장 스탠다드)를 새롭게 제정하고 실천한다. 박 단장은 "창작진과 제작진이 갑을관계에서 벗어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쓰겠다. 3년 임기를 마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극단 '풍경'을 이끌어온 박 단장은 여성 연출가로는 처음으로 국립극단 단장을 맡았다. 박 단장은 "저를 마중물 삼아 여성 연출가가 많이 배출되고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도 임명되는 사례가 많아지길 바란다"며 "임기 동안 독특한 형식의 연극 실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