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서이초 교사 1주기…"대책들 구호로만 남지않길" 빗속 추모 행렬

사건/사고

    서이초 교사 1주기…"대책들 구호로만 남지않길" 빗속 추모 행렬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1주기
    폭우 속 국화꽃 든 동료 교사들
    '공교육 정상화 특별법' 제정 촉구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인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 및 시민들이 국화꽃을 들고 국회 앞까지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나채영 기자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인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 및 시민들이 국화꽃을 들고 국회 앞까지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나채영 기자
    교권 침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불을 지핀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1주기인 18일, 거리로 나온 동료 교사들은 폭우 속에서도 고인을 추모하고, 국회를 향해 교권 보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사거리.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40여명의 교사들은 두 손에 국화꽃을 들고 추모 걷기에 나섰다. 이들이 입은 검은 우비 위로 하염없이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내렸다.
     
    추모 걷기에 참석한 10년차 교사 전모(39)씨는 "2~3주 전부터 '서이초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날인데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전씨는 "교육부든 정부든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참 많은 대책을 쏟아냈는데 학교에 있으면 그저 구호로만 남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민원도 여전히 많고 업무는 아직도 과중하다"며 "학교에서 실질적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제도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서이초 사거리를 통과한 교사들은 고인이 몸담았던 서울교육대학교 앞을 거쳐 서초경찰서까지 행진했다. 50분에 걸쳐 2.6km에 달하는 거리를 걷는 동안 교사들은 손에서 국화꽃을 놓지 않았다.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인 18일, 교사들이 국화꽃을 들고 국회 앞까지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나채영 기자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인 18일, 교사들이 국화꽃을 들고 국회 앞까지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나채영 기자
    행사를 주최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손지은 부위원장은 "개인이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무한 책임 노동, 교육하기에 너무 불안정한 지위, 동료들을 위기에 몰아넣는 학교 구조가 우리의 동료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지금 검은 옷을 입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교사들의 행진은 부당한 외압이나 협박, 폭력으로부터 공교육을 지켜내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의"라고 말했다.
     
    전교조ㆍ교사유가족협의회는 같은 날 오후 1시 10분쯤 국회 앞에서 '공교육정상화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무너져버린 공교육을 다시 정상화하고 유가족 지원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문병모 부위원장은 "학교는 더 이상 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으로는 정상화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국회는 교사 교육활동보호법, 유가족 지원법 등 공교육정상화 특별법을 제정하여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고(故) 서이초 교사의 사촌 오빠이자 교사유가족협의회 박규용 대표는 "동생의 죽음은 그간 내재된 교육 관련 문제를 수면 위로 이끌어냈다"면서도 "여전히 교사 유가족들을 위한 지원은 논의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가족 지원법 제정을 요청했다.
     
    서이초 순직 교사 1주기를 맞아 애도와 교권보호 촉구 목소리가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교권 보호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며 "교권을 올바로 세우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되는 합동 추모제에 참석한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