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공원에 개장한 연지물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어린이들이 방과 후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팬데믹 시기보다는 늘어났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 시간 또한 신체활동보다는 TV 시청이나 게임 등 집에서 하는 활동이 두 배 이상 많았다.
서울시가 25일 공개한 '2023 서울시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동이 방과 후 친구들과 노는 시간은 190.2분으로 팬데믹 시기인 2021년의 142.9분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 360.1분, 2019년 382.3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 아동들은 여가 시간에 주로 놀이터나 공원에서 뛰어놀거나 운동, 산책 등 신체활동을 희망하는 비율이 44.5%로 가장 높았지만, 실제 신체활동 시간은 주중 2.73시간에 불과했다.
반대로 TV 시청, 스마트폰 보기, 게임 등으로 보내는 시간은 주중 5.86시간으로 신체활동 시간의 2배를 넘었다.
팬데믹이 지나갔지만, 아동들의 방과 후 놀이 등 사회 활동이나 신체 활동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서울시 제공 놀이 시간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도 저연령 아동(0-9세)은 대부분(89.9%) 놀이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고연령 아동(10-19세)의 절반(40.8%)은 학원이나 공부 때문에 놀이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고 놀 수 있는 공공형 실내놀이터 '서울형 키즈카페'를 올해 안에 모두 130곳에 개소할 예정이다.
그나마 코로나19 종식 이후 아동의 감정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3년을 비교해보면 '행복' 점수는 1.88점에서 2.30점으로 상승했고, '우울', '화', '외로움', '불안' 등의 부정적 감정은 모두 감소했다.
반면 정신건강 관련 진단이나 치료 비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0-17세 아동 가운데 정신건강 검사를 권유받은 비율은 3%였고, 이 중 71.6%가 별도의 상담이나 치료를 받지 않았다.
서울시는 양육자의 부정적 인식과 함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심리전문기관이 부족한 것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체험의 방식으로 마음건강 상태를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갖춘 '서울 어린이 활짝센터'를 내년에 설립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거주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2520가구를 대상으로 가구 방문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시는 이 조사 결과를 '서울 어린이 행복 프로젝트' 등 아동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서울시 아동정책을 개선‧발전시키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해 '서울 어린이 행복 프로젝트'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