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경찰서. 송호재 기자부산의 한 유아 교육시설이 수업료를 미리 받은 상태에서 돌연 문을 닫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지역 내 한 놀이 교육시설이 갑자기 폐업해 금전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고 25일 밝혔다.
경찰과 피해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해당 교육시설 원장 A(40대·여)씨는 지난 14일 오후 7시쯤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설 폐업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알린 뒤 다음 날 곧바로 문을 닫았다.
문자메시지에 담긴 폐업 안내문에는 "이달 15일자로 폐업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상태로는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힘든 결정을 내렸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환불은 이달 말까지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불과 하루 전 폐업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이미 원비를 납부하는 등 금전적인 손해도 입게 됐다며 A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해당 기관은 취학 전 유아를 대상으로 영어 교육과 체육 활동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육시설로, 부산시교육청에는 '학원'으로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폐업 당시에는 23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해당 놀이 교육시설은 수업료를 분기별로 미리 받고 있었다.
대부분 학부모는 오는 8월까지 3개월 치 수업료를 이미 납부한 상태였고, 일부 학부모는 1년치 수업료를 미리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업 당시 A원장이 미리 받은 수업료는 58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피해 학부모는 "6월부터 8월까지의 수업료를 미리 낸 상태에서 이달 중순 뜬금없이 폐업 소식을 접했다. 원장은 당장 월요일부터 폐원한다는 문자를 보낸 후 연락이 두절됐다"며 "하루 전날 연락을 받아 부랴부랴 아이를 맡길 곳을 알아봐야 했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학부모는 수업료를 환불받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한 달 수업료가 120만 원에 달하고 금전적 피해를 호소하는 학부모가 더 있는 만큼 피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된 만큼 사기 혐의로 A씨를 입건한 뒤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후 피의자 조사를 통해 채무가 있었는지 여부와 수업료를 받은 시점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사실 관계를 재차 확인하고 해명을 듣기 위해 A원장에게 직접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다만 가맹 계약을 맺은 본사에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시설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일방적으로 폐원을 통보하게 됐다"며 "이달 말까지 수업료를 모두 환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