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숙연(사법연수원 26기) 대법관 후보자가 자녀의 주식 및 부동산 등 재산 형성 과정이 '아빠 찬스'라는 비판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을 알고 있고 정말 송구하다"고 밝혔다.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 자녀들의 재산 증식 과정이 주요 쟁점이 됐다. 이 후보자 딸은 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려 금남고속의 비상장주식을 구매하고 이를 다시 아버지에게 팔아 약 60배가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자 딸은 2022년 아버지로부터 구매 자금 대부분을 지원받아 7억원대 서울 용산구 재개발지역 빌라를 갭투자 방식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금남고속은 이 후보 남편의 친형(시아주버니)이 한때 대표를 맡았던 회사다. 2006년 딸과 아들이 각각 8세, 6세일 때 금남고속 비상장 주식을 취득하고 지난해 팔아 수천만원을 번 사실, 이 후보자 부부 역시 비슷한 시기 주식을 사들여 시세차익을 수십억원 실현한 것도 지적됐다. 이 후보자 가족들이 배당금으로 총 7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사실도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는 아니었다면서 "요즘 아이 돌 때 금반지가 아니라 주식을 사준다. 아이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고 저희도 마찬가지다. 자녀를 위한 부모의 마음이 다 비난받아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했다가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박종민 기자의원들 지적이 이어지자 "자녀들 얘기라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고 사과했다. 또 "세금을 다 내고 위법이 없더라고 고위 공직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가족 회의를 거쳐 해당 비상장주식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아빠 찬스' 비판에 대해 전날 사과하면서 남편과 딸이 보유한 37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남편 조형섭 동행복권 대표이사는 대표직을 사임하기로 했다. 조 대표는 복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연수원 동기인 조 대표 관련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올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남편이 보유한 비상장주식 관련 사건이 있으면 당연히 회피할 것이고 우려가 없도록 백지신탁위원회 등을 토해 정리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젠더법학회 회장을 맡았던 점을 거론하면서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입장인가"라고 물었고,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동성애 관련 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제가 크리스천이라 신앙적은 부분에서 고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