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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선희, ARF보다 벨라루스가 더 중요했나?

통일/북한

    北 최선희, ARF보다 벨라루스가 더 중요했나?

    조태열 장관, 불참 배경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

    최선희 북한 외무상. 연합뉴스최선희 북한 외무상. 연합뉴스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은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이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등 국제정세 흐름에 따라 자신들의 입장을 적절하게 설파하는 국제무대로 ARF 무대를 활용해왔다.
     
    북한이 ARF에 23번째 회원국으로 신규 가입한 것이 지난 2000년이다. 6.15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백남순 외무상이 그 해 7월 26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린 ARF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해 남북, 북미, 북일 외무장관 회담을 이어가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북한의 외무상들이 ARF 참석과 불참을 반복했으나, 첫 참가 때보다 인상적인 외교 행보는 없었다는 평가이다.
     
    2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이번 ARF는 24년 전과는 정반대의 분위기 속에 북한 외무상의 참석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의 군사동맹을 복원한 만큼, 최선희 외무상이 ARF에 깜짝 등장해 북·러 밀착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외교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적대적 남북 2국가론에 짝하는 외교 행태를 국제무대에서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최선희 외무상은 결국 불참을 선택했다. 북한은 대신 격을 낮춰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를 참석시켰다.  
     
    지난 25일 라오스에 도착한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기자들에게 "최 외무상이 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태열 장관은 "(그녀가) 오는 것이 아마 예외적인 일일 것"이라며, 불참 배경에 대해서는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선희 외무상이 ARF 대신 챙긴 일정은 벨라루스였다. 최 외무상은 지난 23일 북한을 방문한 막심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교장관을 환영하는 연회를 개최한 데 이어, 24일에는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지역 및 국제정세들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한 뒤 두 나라 관계를 '전면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벨라루스는 연합국가 통합이 거론될 정도로 러시아와 맹방 관계이다. 푸틴 대통령과도 절친한 루가센코 대통령이 30년째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를 고리로 벨라루스와의 협력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런 3각 공조의 한 가운데에는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최선희 외무상이 ARF 대신 벨라루스 일정을 챙긴 것은 북한이 앞으로 러시아 중심의 '고립외교'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상황 변화도 없는데 최 외무상이 ARF에 참석해봤자 얻는 것이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해 불참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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