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시장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출렁이는 가운데 이번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와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00선에 도전하던 코스피는 지난 25일 2700선을 간신히 방어하고 29일 2765.53까지 회복했다. 13거래일 사이 고점에서 7% 가까이 하락했다 2.28% 반등한 것이다.
반도체 투톱은 외국인 순매도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 2조 534억원, 삼성전자 4413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미국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중국‧대만 반도체 규제 발언과 AI(인공지능)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두드러지며 나타난 '반도체 쇼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에서 한때 1391원까지 치솟았으나 1380원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는 등 시장은 '패닉'에 빠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 기준금리 결정과 빅테크의 2분기 실적발표를 기다리며 대기하는 모습이다.
오는 3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9월 인하에 대한 신호를 보여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발표된 6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와 근원 PCE 물가지수가 모두 2% 중반대에 안착하면서 물가가 연준 목표치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9월 FOMC 전 이번 7월 회의에서 물가 둔화를 확인하면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 연착륙을 이끌어내기 위해 보험성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시장 둔화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지난 6월 비농업고용은 20만 6천명으로 감소한 가운데 실업률은 4.1%로 3개월 연속 상승하며 2021년 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다음달 2일 발표 예정인 7월 비농업고용이 18만 5천명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하강에 '대응'하는 성격이라면, 유동성 축소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보험성 기준금리 인하라면 위험자산에서 자금 유출이 크지 않겠다"면서도 "경기 하강에 대응한 통화완화라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인 투자자들이 단기자금시장으로 투자금을 옮기고 연준 대차대조표상의 부채 항목인 지급준비금이 감소하면서 유동성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달러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올해 주식시장의 상승을 이끈 빅테크의 2분기 실적이다. 시장은 2분기 미국 S&P500 기업의 EPS(주당순이익)가 전년 동기 대비 8.1%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빅테크 M7(알파벳‧아마존‧애플‧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의 2분기 EPS 증가율 전망치는 30%로 1분기 53%보다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쟁적으로 AI 투자에 나섰던 빅테크의 CAPEX(시설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말 40%를 넘었지만, 올해 들어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전체 시가총액의 30%에 달하는 국내 주식시장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 이익은 양호하지만 증가율은 이번 분기에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기업 이익 증가가 반도체에 집중돼 있는 반면, 최근 반도체 주가는 과거 미국 제조업 지표들에 비해 많이 올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오는 30일 마이크로소프트, 31일 메타, 다음달 1일 애플과 아마존 등 빅테크의 2분기 실적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