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을 맞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정혜린 기자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지능형 폐쇄회로(CC)TV가 최근 입수객의 위험을 감지해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
설치 초기 고액의 비용에 비해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학습을 통한 성능 개선으로 점차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40분쯤 해운대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관광시설관리사업소에 다급한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지능형 CCTV가 입수객의 위험을 감지하고 이를 알리는 소리였다.
관제직원은 실제 위험 상황이 있는지 다급하게 상황 파악에 나서며 관계자들에게 이 사실을 공유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확인 결과 지능형 CCTV가 포착한 장면은 실제로 한 20대 남성이 스스로 바다에 뛰어든 위험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현장에 있던 순찰 요원도 곧바로 현장을 목격해 조치에 나섰고, 바다에 뛰어든 남성은 무사히 구조돼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부산 해운대구청이 지난해 도입한 지능형 CCTV. 부산 해운대구 제공 앞서 지난달 18일 오후 7시 50분쯤에도 야간입수 금지 사실을 몰랐던 한 외국인이 바다에 뛰어들어 지능형 CCTV가 위험을 감지하는 역할을 해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수욕장 안전을 위해 지능형 CCTV를 통해 현장을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있다. 현장에 배치된 24시간 순찰 요원과 상황을 공유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지능형 CCTV로 사고지점의 정확한 위치를 빨리 판단할 수 있고, 넓은 범위에서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CCTV는 지난해 처음 설치돼 올해 두 번째 여름을 맞이했다. 해운대해수욕장에 18대, 송정해수욕장에 12대가 운영 중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고가인 탓에 설치비는 일반적인 CCTV보다 훨씬 비싸다. 해운대구는 지능형 CCTV 30대 설치에 예산 5억 원을 투입했다.
입수가 금지된 야간 시간대에 사전에 설정한 1차 경고선, 즉 사람으로 인식되는 물체가 허리 정도까지 물에 잠기는 선을 넘어갈 경우 지능형 CCTV는 이를 위험 상황으로 인지해 관제센터에 경보를 울린다.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지능형 CCTV가 사람들을 인식하고 있는 모습. 부산 해운대구 제공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는 관광시설관리사업소는 지능형 CCTV가 위험을 알릴 경우, 즉시 상황과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현장 순찰요원에 이를 알린다.
지능형 CCTV는 동시에 해수욕장에 자동으로 "즉시 물 밖으로 이동해주길 바란다"는 경고방송을 송출해 즉각적으로 위험을 알린다.
도입 초기인 지난해 많은 예산이 투입된 것에 비해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점차 데이터 학습을 통해 정확도를 높여 왔다.
학습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키는 딥러닝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지난해 데이터 학습을 완료해 정식 운영하는 올해는 위험 감지율을 95% 이상까지 높였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시범운영 기간이었던 지난해에는 사람이 아닌 물체를 사람으로 인지해 경고방송을 송출하는 등 오탐지 사례가 상당히 많았다"며 "데이터를 통해 학습을 완료한 지금은 감지율이 95%까지 검출될 정도로 정확도가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질 개선이나 수동 방송 기능 등 관제를 위한 기능적인 부분도 계속 업데이트를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능형 CCTV의 도움으로 시민 안전을 빈틈없이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