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에 노지에서 재배 중인 무등산 수박이 말라가고 있다. 박요진 기자광주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이 출하되고 있지만 재배 농가의 고령화와 계속되는 고온 현상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 북구에서 38년째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고 있는 문용덕씨는 올해 비닐하우스 10개 동과 노지 등 5천여㎡에 무등산 수박 모종 760개를 심었다.
그러나 연일 이어지는 고온으로 현재 살아남은 수박은 전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00여 개에 불과하다.
남은 모든 수박이 잘 자라 비싼 가격에 판매되더라도 판매액 3천만 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광주 북구에서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는 문용덕씨가 자신의 비닐하우스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박요진 기자문용덕씨는 "광주의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는 등 자부심에 농사를 짓고 있지만 당장 비닐하우스 수리 비용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수입을 위해서는 막노동을 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는 다른 농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광주의 특산물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는 농가는 고작 8가구에 전체 면적 2.6ha 불과하다. 지난 2013년 기준 13가구였지만 5가구가 줄어든 것이다. 최근 무등산 수박 판매량과 판매액 모두 점차 감소되는 상황에서 농가들은 올해 2500개 이상의 출하를 목표로 재배 면적을 늘렸다.
광주 북구 무등산수박 공동직판장에서 판매 중인 무등산 수박. 박요진 기자하지만 8가구 가운데 6가구가 60대 이상 고령인 데다 해마다 폭염이 반복되면서 5년 뒤에도 무등산 수박의 명맥이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등산 수박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광주시와 북구청, 광주농업기술센터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이 운영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반 수박과 달리 무등산 수박은 장마와 고온을 모두 견뎌야 출하될 수 있는데 올해는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등산 수박 재배 농가들은 재배가 까다로운 무등산 수박의 명맥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스마트 농업 단지를 구축하고 우량종 선발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무등산수박 생산조합 문광배 총무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무등산 수박을 20년째 재배하고 있지만 환경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며 "무등산 수박 재배를 이어가고 싶은 농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편 무등산 수박은 광주 북구 금곡동 산64번지 일원에서 재배 중이다. 재배 농가들은 무등산 수박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7㎏(3만 원)대 작은 크기로도 판매하고 있으며 직판장 미출하 상품은 무등산커피나 탄산수 재료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