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모습. 방폭구역 안내팻말이 부착됐다.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글 싣는 순서 |
①전주리싸이클링타운 폭발 사고 생존자 "'펑' 소리와 비명, 여전히 악몽" ②전주리싸이클링타운 생존자 "폭발 사고, 잔여 찌꺼기·과도한 음폐수 원인" ③전주리싸이클링타운 가스 폭발…"작업 지시 있었다" ④풀리지 않은 의혹, 리싸이클링타운 가스 폭발…"돈 되는 음폐수, 과다 반입?" (계속) |
전주리싸이클링타운 가스 폭발 사고 생존자는 사고 원인으로 "외부음폐수 과다 투입"을 지적했다. 과도한 음폐수를 투입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잔여물들이 저류조에 쌓여 메탄을 발생시켰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음폐수 반입량 일부를 공개하며 "기준치를 넘긴 음폐수 반입량은 없었다"고 강조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음폐수와 메탄 발생량의 상관관계를 두고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음폐수‧수익 '비례'…운영사 측 "기준치 넘기지 않았다"
전주리싸이클링타운은 전주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하수 찌꺼기, 재활용 쓰레기 등 폐기물(1일 기준 약 300t)을 처리하고 있다. 태영건설·한백종합건설·에코비트워터·성우건설 등 4개 건설사가 합자한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가 2036년까지 20년간 관리·운영권을 가지고 운영 중이다.
수익형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설립된 이 시설에 대해 전주시는 지난 2019년 8월 22일 음폐수반입에 따른 수익금을 배분하기 위한 경미한 사업을 승인했다.
음식물처리시설 개선공사(2018년 4월~2019년 1월) 이후 혐기성소화조에 투입되는 유기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외부 음폐수를 반입, 적정 부하 유지와 음폐수 수익금을 배분하기 위함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 음폐수 반입량과 수익 요약. 원본 자료 전주시 제공. 그래픽= 이승민 전북CBS 인턴전주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수 즉 음폐수 반입량에 따라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의 수익이 상관관계를 맺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간 처리수 총반입량은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수익금도 감소했다. 2023년은 노동단체의 반대 등을 이유로 외부 음폐수 반입량이 줄었으며, 사고가 발생한 2024년은 1월부터 6월 분만 공개, 정산 등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다.
생존자 A씨는 "외부 음폐수 용량을 75%에서 85% 사이로 작업 했는데, (사고 발생 한 달 전부터) 소화하는 양을 100%로 다 올려놨다"며 "(많이 받은 이유는) 상급자들만 알고 있는 내용으로 팀장 역시 (음폐수를) 받아야 한다고만 이야기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 노동‧환경 단체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5월 2일을 기준으로 음폐수 투입 '일일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지만, 전주시와 운영사 측은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운영사 관계자는 "사고 발생 전 음폐수 투입량이 우상향한 것은 맞지만, 기준치를 넘기지 않았다"며 "실제 내용과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일일 데이터 등)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공정계통도 일부.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과도한 음폐수->메탄 발생 증가?…전문가들 이견
다만, 과도한 음폐수 반입이 이번 폭발 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외부 음폐수 반입이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실제 음폐수 투입 대비 메탄 발생량과의 연관성은 따져볼 부분이 있다는 취지다.
전주리싸이클링타운 공정계통도 등을 종합하면 외부 음폐수는 가용화조를 거쳐 염기성소화조에서 소화된다. 이후 소화조에선 음폐수 발효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서 나온 가스를 포집해 발전기가 돌아간다. 남은 슬러지 등은 파란색 계열의 청호스를 타고 소화슬러지 저류조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저류조다. 일각에선 과도한 음폐수 투입으로 인해 소화조에서 충분히 소화되지 못한 물질들이 저류조로 이동, 체류 시간을 거치며 메탄 가스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리사이클링타운 공동대책위 강문식 집행위원장은 "음폐수 과다 투입으로 인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이는 곧 저류조에 미생물이 발효되는 등의 영향을 줘 메탄 발생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제 잉여가스가 많은 만큼 업체에서 과도한 음폐수를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조선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이철갑 교수는 "메탄이 발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음식물이 발효될 때다"며 "용량 이상의 음폐수 투입은 소화에 영향을 줘 자연히 메탄을 더 발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설계 용량 등의 근거로 음폐수 다량 투입과 메탄 발생량의 인과 관계가 보고된 적이 없다는 시각도 나타났다.
지난 5월 2일 전주리싸이클링 내 폭발 사고가 발생해 사상자 5명이 발생했다. 빨간 동그라미가 작업자들의 작업 장소다.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경기도 환경분야 전문위원을 역임한 배희동 박사는 "우선 혐기성 소화와 메탄 포집은 다른 공정이라는 것이 전제다"며 "설계된 소화조에 용량 이상의 음폐수를 투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강제로 투입한다고 할지라도 (소화조에서) 소화되지 않고 배출되므로, 슬러지 배출량이 증가될 뿐 메탄의 생성량은 음폐수 유입량 대비 오히려 감소하게 된다"며 "음폐수에 따른 메탄 포집은 보고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운영사 내 기술 관계자는 "설계대로라면 발전기를 5대 돌리게 돼 있는데 지금은 2대 밖에 가동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오히려 가스량이 부족하다"며 "가스가 부족하다는 건 음폐수 반입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