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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필요' 과제 수두룩…尹정부 '8·8 부동산대책' 순항할까

경제정책

    '입법 필요' 과제 수두룩…尹정부 '8·8 부동산대책' 순항할까

    핵심요약

    과제 49개 중 18개 법률 제·개정 필요…여소야대 국회가 변수
    서울 그린벨트 해제 늘려…"그린벨트를 '노는 땅'으로만 생각"
    4차례 대책, 공급정책 일관…"공급확대가 시장 과열시킬 수도"

    서울 그린벨트 12년만에 전면해제…수도권서 8만가구 공급. 연합뉴스서울 그린벨트 12년만에 전면해제…수도권서 8만가구 공급. 연합뉴스
    '규제에서 지원으로 전환'을 내세운 윤석열 정권의 부동산 공급 정책이 거듭 제시됐다. 6년간 수도권에 21만호의 주택, 21만7천호의 신규택지를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그린벨트 해제 등에서 논란이 예상되는 데다, 상당수 사안이 국회 입법을 필요로 해 순항 여부는 미지수다.
     
    정부는 8일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를 거쳐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촉진, 빌라 등 비(非)아파트 시장 부양, 그린벨트 해제로 신규택지 확보 등 앞서 제시됐던 정책들이 구체화 또는 확대됐다.
     

    여소야대 국회가 얼마나 협조할까


    발표된 부동산 대책의 추진과제는 6개 분야에 총 49개다. 이 가운데 18개 추진과제는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이 필요하다.
     
    재건축·재개발 촉진 관련 9개 과제는 재건축·재개발 촉진특례법(가칭)의 제정, 도시정비법·지방세특례제한법·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이 요구된다. 비아파트 시장 부양 과제 6개의 실행에는 민간임대주택법·지방세특례제한법·주택도시기금법·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서울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정부는 서울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이밖에 주택공급여건 개선 과제 3개를 이행하기 위해 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을 제정, 소규모주택정비법·조세특례제한법·지방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런데 여소야대 국회에서 각종 정치쟁점이 산적한 가운데 야권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추진과제 상당수가 재건축·재개발 속도 제고, 재건축사업자·임대사업자 취득세 감면 등 부동산 업자 지원에 비중이 크다.
     
    지난 1월 발표됐던 앞선 부동산 대책에서도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가 강조됐다. 이때 이미 원내 제1당 더불어민주당은 "막무가내식 규제 완화는 집값을 띄울 뿐 아니라, 안전성을 최우선하는 도시정비법의 취지에도 위배된다. 법 개정 사항임에도 즉흥적 정책을 발표한다면, 국회가 왜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린벨트 해제, 규모 4배 늘려 본격화


    이번 대책에서는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물량이 이전 대책의 4배로 확대됐다. 올해 11월 5만호, 내년 3만호 택지 공급을 위해 서울과 인근지역 그린벨트를 해제한다. 서울 그린벨트의 경우 이미 서울시의 동의가 확보됐으며, 올 11월에 '선호 지역'이 상당히 포함된 해제 대상지가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의 그린벨트는 150㎢ 가량으로 전체면적의 25%쯤 비중이다. 서초구가 약 24㎢로 가장 넓은데, 이명박 정권기 서초구 내곡동 등지 34㎢ 그린벨트가 보금자리주택 용지로 해제된 바 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그린벨트 해제라는 게 서울의 마지막 녹지축을 없애겠다는 것과 같다. 정부가 서울 집중현상을 어떻게 타파할지 고민 없이 그린벨트를 '노는 땅'으로만 생각하는 게 참담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총선 이전 비수도권에 대해 지역전략사업 추진시 총량규제 예외, 1등급 및 2등급지 해제 허용 등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부동산 정책까지 감안하면 수도권이든 비수도권이든 그린벨트 해제의 문호가 열리게 됐다.

    공급에 또 공급…공급만이 답일까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이번 8·8 대책은 2022년 8·16 대책, 지난해 9·26 대책, 올해 1·10 대책에 이은 현 정권 4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이들 대책은 하나같이 주택 공급확대에 초점이 맞아 있다. 인허가 기준 270만호를 2027년까지 공급하겠다던 집권 첫해 8·16 대책의 명칭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이었다.
     
    그런데 9·26 대책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이었고, 1·10 대책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이었다. 이번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까지 공급을 키워드로 한 대책이 이어진다. 대책을 거듭할수록 공급 규모는 커지는 양상이다.
     
    다만 또 하나의 키워드 '국민 주거안정'이 반복되고 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공급이 부족해 주거안정이 침해되고 있느냐에 의문을 제기한다. 공급 확대를 이유로 한 건설경기 부양, 내집마련 지원을 위한 특례대출 공급 등이 결국 주택시장을 과열시킨다는 지적이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전 정부 때 2·4 대책과 3기 신도시 대규모 공급 정책을 내놨으나, 실제 공급된 주택은 한 채도 없었다. 그럼에도 2022년 대선 전후로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며 "공급이 주택가격에 영향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도 주택공급 부족 때문인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대규모 공급에 나선다면 역으로 주택시장을 더 과열시킬 수 있고, 정부의 정책 의도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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