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윤희근 경찰청장(왼쪽)과 이원석 검찰총장. 연합뉴스윤희근 경찰청장이 제23대 경찰청장의 직무를 마치고 퇴임했다. 윤 청장은 임기를 채운 5번째 경찰청장으로 남게 됐다.
윤 청장은 9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치안의 총수라는 과분한 영예보다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경찰의 대표로서 어깨가 무거웠다"며 "아쉬움과 회한이 없지 않았고, 통증과 쓰라림도 있었지만 성취와 기쁨이 더 컸던 보람찬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민주적 통제와 중립성 논란, 이태원과 오송 참사, 모두가 놀랐던 이상동기 범죄 발생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이슈와 쟁점이 쉼없이 이어졌다"며 "시작도 하기 전부터 임기를 채우지 못할 거란 냉소도 있었고, 계속되는 사퇴설 속에 흔들리는 시간도 있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어 "하지만 조직을 추슬러야 했다. 무엇이 공직자로서 진정한 책임을 지는 일인가 끊임없이 숙고했다"며 "단 며칠을 근무하더라도 저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자신의 임기동안 진행된 △공안직 수준의 기본급 인상 △복수직급제 도입 △팀·경정 특진 도입 △경정 이하 승진 인원과 특진 TO(정원)의 대폭 증가 △경감 근속승진 비율 및 횟수 확대 등을 언급하며 "제복 입은 영웅들의 직분과 직책에 걸맞게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계기이자 수십 년 숙원이 해결된 뜻깊은 쾌거였다"고 전했다.
또 "떠나가는 수사를 돌아오는 수사로 만들고자 천 명 이상의 인력을 현장 수사 부서로 재배치하고 파격적인 특진 공약, 근무평정 우대를 비롯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경찰 수사의 경쟁력과 책임수사 기반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청장은 "대한민국 경찰의 DNA는 세계 최고"라며 "역량과 자질, 책임감 모든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경찰의 존재 이유는 국민인 만큼, 어렵고 힘들어도 낙담하지 말고, 국민 곁으로, 현장 속으로, 세계를 향해 묵묵히 경찰의 길을 개척해주길 바란다. 저는 이제 국민의 한 사람이 돼 대한민국 경찰을 응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