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가 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유세에서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해리스 부통령으로 대선후보를 교체해 진용을 재편한 미국 민주당이 올 대선 승리의 핵심 경합주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학교와 함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3개주에서 유권자 197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8/5~9일·오차범위 ±4~4.5%)를 벌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50%의 지지를 얻어 46%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물론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박빙 승부를 펼쳤던 것과 비교하면 민주당으로선 희색이 도는 결과인 셈이다.
이들 3개 주는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세가 우세해 민주당 상징색인 '블루 장벽'(blue wall)으로 불렸지만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대거 등을 돌리면서 지금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이른바 '경합주'로 분류된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6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직후 이들 3개 주에서 합동 유세를 펼쳤다. 그만큼 이곳에서의 승리가 주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미국 대선은 '승자 독식' 방식인데다 50개 주 중에서 43개 주는 이미 민주·공화 한쪽으로 기울어 있어 나머지 7개주가 대선 승리의 향방을 결정한다는 뜻에서 '경합주'로 불린다.
민주당은 기존 강세 지역을 모두 지킨다는 가정하에 7개 경합주 중에서 미시간·펜실베이니나·위스콘신에서 승리할 경우 백악관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NYT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대선 구도가 재편된 이후 민주당이 극적으로 역전했다는 징후라고 볼 수 있다"며 "대선 승패를 좌우할 3개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입지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유권자의 87%가 자신이 택한 대선 후보에 만족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 5월 조사(60%)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올라간 것이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지표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유권자의 42%가 해리스 부통령이 "너무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발언 등을 들춰내며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주지사에 대해 '급진 좌파'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4년 전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왔을 때, 언론 인터뷰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해양 석유 시추, 천연가스 '프래킹' 등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민 및 세관 집행 기관 폐지를 '고려'하겠다고도 했고, 더 많은 경찰관을 추가로 뽑는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중범죄자에게도 투표권을 허용해야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프래킹의 경우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경제의 핵심 요소인만큼 향후 해리스 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대선 주요 이슈인 경제와 이민 문제를 다룰 적임자로 해리스 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신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