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이 급증해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9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입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 류영주 기자방역 당국이 최근 다시 유행하는 코로나19가 한동안 지속되지만, 질환의 위험성 자체는 예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고있다.
질병관리청 손영래 감염병위기관리국장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향후 1~2주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전체적으로 누적 치명률이 미국의 계절 독감 치명률 이하 수준인 0.1% 정도로 떨어져 위험성 자체는 약화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이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한 결과,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2월 첫째 주(875명) 이후 계속 줄다가 오미크론 신규 변이 바이러스 KP.3의 출현 등에 따라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달 첫째 주에는 861명이 신고돼 2월 수준을 회복했다.
질병청 양진선 감염병관리과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인 오미크론에서 뻗어나온 후손 격이라고 할 수 있는 KP.3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환자도 증가 추세다"며 "KP.3가 전파력이나 중증도가 올라갔다는 보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려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현행 '대책반'을 '대책본부'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손 국장은 "현재까지 대응에 큰 문제는 없다"며 "작년 여름 정도에 준해 대응하겠지만, 위기단계 조정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코로나19와 관련한 감염병 재난 위기단계는 올해 5월부터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 조정됐다.
또 질병청은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서 치료제 사용량이 늘자 공급량도 늘릴 방침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시도 보건소와 병원, 약국에는 코로나19 치료제 7만6043명분이 공급됐다. 이는 직전 달인 6월(737명분)의 약 103배, 5월(1812명분)의 약 42배에 달한다.
손 국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생기면서 의약품 공급이 어렵다고 파악했다"며 "치료제 추가 구매를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이달 내 공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오는 10월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 및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노숙인 생활시설, 장애인 생활시설) 입원·입소자는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고위험군이 아닌 12세 이상 일반 국민은 접종자 본인이 비용을 부담해 접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