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방송화면 캡처[앵커]
오늘 하루 온라인에서 가장 주목 받은 뉴스만 콕콕 짚어봅니다.
어텐션 뉴스, 조근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가져온 소식은 어떤 겁니까?
[기자]
광복절을 맞아 KBS에 울려퍼진 일본 기미가요입니다.
제79주년 광복절인 오늘 KBS가 새벽 0시 'KBS중계석'을 통해 지난 6월 예술의전당 무대를 녹화한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나비부인'을 방송했습니다.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 '나비부인'은 미국이 일본을 강제 개항하도록 한 1900년대 일본 나사키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 오페라에서는 미국 해군 장교와 15살에 게이샤가 된 나비부인 초초상 사이의 비극적 사랑을 다룹니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나비부인'의 여자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모노를 입고 등장합니다. 또 나비부인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나옵니다.
이처럼 일본 색이 짙은 오페라를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 새벽부터 방송을 한 것입니다. 당연히 KBS시청자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시청자 항의를 보면 "광복절에 기미가요 제정신이냐", "나비부인 방영은 모욕이다", "광복절에 기미가요라니 수신료 돌려달라", "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가짜 공영방송사"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KBS의 광복절 참사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KBS가 오늘 오전 광복절 경축식 생중계 직전 날씨예보를 전하면서 화면에 건·곤·감·리-태극기의 네 모서리에 있는 검은색 도형-위치가 잘못된 태극기 영상을 내보냈습니다.
KBS 화면 캡처태극기에서 건(☰)은 왼쪽 상단, 곤(☷)은 오른쪽 하단, 감(☵)은 오른쪽 상단, 이(☲)는 왼쪽 하단에 있습니다. 그러나 KBS가 내보낸 화면 속 태극기는 건과 이가 오른쪽에, 곤과 감이 왼쪽에, 그러니까 거꾸로 배치됐습니다.
항의가 빗발치자 KBS는 오늘 오후 입장문을 냈습니다.
먼저 오페라 나비부인에 대해서는 "당초 7월 말 방송 예정이었다가 올림픽 중계 때문에 뒤로 밀려 광복절 새벽에 방송됐다"며 "바뀐 일정을 고려해 방송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시의성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좌우가 뒤바뀐 태극기를 쓴 이유에 대해서는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였다"며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음 소식은요?
흥친왕으로 책봉된 이재면. 연합뉴스[기자]
이씨 왕조 맏아들의 매국 행각입니다.
일제청산연구소 김종성 연구위원이 신간 '친일파의 재산'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흥선대원군의 장남이자 고종의 형인 이재면이 1911년 1월 13일 일본으로부터 '은사공채'라는 이름의 국채증서를 받았습니다. 증서에 기재된 액수는 83만원이었습니다.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이완용이 받은 은사공채 기재 금액 15만원의 5배가 넘습니다. 이 돈은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최대 830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에 따르면 이재면은 1910년 8월 22일 한일병합조약 체결에 관한 어전회의에 황족 대표로 참석해 조약 체결에 동의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돈은 나라 팔아먹은 대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이강도 같은 금액인 83만원이 기재된 증서를 받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매국에 앞장 선 88명이 600만원, 현재가치로 최대 6000억원이 넘는 은사공채를 일본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앞서 이완용이 15만원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완용은 대한제국 관직을 그만둘 때 퇴직금까지 알뜰하게 챙겼고, 국권을 빼앗긴 날인 1910년 8월 29일 전후 사흘 동안에는 잔업수당 60원도 받았습니다. 나라를 팔아먹는 업무를 처리하면서 당시 군수 월급 수준의 초과근무수당을 챙긴 것입니다. 이완용은 죽기 1년 전인 1925년 기준으로 친일파인 민영휘에 이어 한국인 부자 2등이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전국전몰자 추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마지막 소식 전해주시죠
우리에게는 오늘이 광복절, 일본은 제2차세계대전 패전일이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늘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국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전쟁의 참화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면서 "이 결연한 맹세를 세대를 넘어 계승, 관철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후 일본은 일관되게 평화국가로서 행보를 이어왔다"며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기며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써왔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뒤 3년 동안 이 행사에 참석하면서 일본의 가해 사실이나 반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다음달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반성 언급 없이 총리직을 마치게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기시다 총리는 오늘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는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명을 추모하는 곳입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습니다.
앞서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가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처음으로 언급한 뒤 역대 총리들이 패전일에는 좋든 싫든 반성을 뜻을 표명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집권 뒤 이같은 관행이 끊겼고 이후 가해와 반성의 말은 사라졌습니다.
반면 나루히토 일왕은 오늘 행사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