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경상남도가 일본의 사례에서 '고립·은둔형 외톨이' 지원 방안을 고민했다.
경남연구원은 최근 메이지카쿠인대학 세키미즈 텟페이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초청해 '일본 은둔형 외톨이 문제와 지원'을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이 교수는 고립·은둔 문제가 발생하는 사회적 구조 연구를 하는 일본의 학자이다. 이번 특강은 경남도의 고립·은둔 청소년·청년 자립 지원 정책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는 1990년대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2022년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는 146만 명(10~69세)에 이른다.
은둔형 외톨이 지원사업은 기초지자체까지 확대됐고,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기본법' 제정이 추진 중이다.
세키미즈 교수는 "은둔형 외톨이의 문제는 단순한 고립이나 외출 빈도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자립과는 거리가 있는 고립의 문제"라며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과 사회 구조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족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는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의 사회보장제도는 가족주의적인 특징이 있다. 은둔형 외톨이 지원에서도 소득 보장, 취업 지원, 정서적 지원을 가족에게 책임을 지우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은둔형 외톨이 가족은 사회적 낙인, 고립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 가족 간 갈등, 노후 불안 등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는 지역 사회에 마음 편히 있을 곳이 없고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주위 사람, 사회구조와의 상호작용의 산물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취업 등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하는 지원은 한계가 있다.
세키미즈 교수는 "은둔형 외톨이가 의지할 수 있는 관계 형성,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 지원, 자기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지역사회 자립생활이 가능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경남도는 지난 4월 '고립·은둔 청소년 및 청년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올해부터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11월까지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15~24세 31만 1천여 명 중 은둔·고립 청소년은 61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