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거주자우선 주차장. 연합뉴스민원 때문에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빼앗긴 이용자가 행정 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길이 열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 강남구 도시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주차장제거(삭선) 심의 결정 취소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서울 강남구 소재의 건물 공동소유자로, 2019년 9월부터 3년 사용 조건으로 건물 앞 거주자우선 주차장을 배정받아 사용했다.
본인 소유 건물 앞에 설치된 주차장은 배정 평가 점수 순위와 무관하게 우선 배정 받는다는 강남구 운영 규칙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2021년 11월 이 주차공간 앞에 유료주차장이 생기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A씨의 주차장 때문에 유료주차장의 차량 진출입이 어렵다는 이용객의 불만이 나오자, 유로주차장 측은 A씨의 주차장을 없애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강남구 도시관리공단은 지난해 6월 유료주차장 측의 민원을 수용해 A씨 주차장 사용기간이 끝나는 2022년 10월 해당 주차장을 없애기로 했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고, 공단은 A씨의 원고 자격을 문제 삼았다. 주차구역 사용기간이 종료돼 주차장을 없앤다고 통보한 것이기 때문에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주차장을 없애는 것은 공권력 행사나 그에 준하는 처분이 맞다고 봤고, A씨가 주차장에 대한 최우선 사용 권한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게 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삭선 결정은 원고에 대한 침익적 행정처분이지만 결정 당시 피고는 사전통지나 의견 제출의 기회를 부여한 바가 없다"면서 "행정절차법상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