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종민 기자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 일정이 26일로 정해졌다. 남은 1주일간 김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가 진행되는 한편, 그를 '반노동·극우 인사'로 규정한 야당 정치권의 압박이 강화될 전망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오는 26일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김 후보자에게 국회가 제기한 자료제출 요구는 1339건에 달한다. 김 후보자의 '노동 인식' 검증을 위해 이상규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이 청문회 참고인으로 지정됐다.
광복절 즈음 불거진 '건국절'
광복절 기간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논란이 확산된 와중에 김 후보자의 유사 언급도 논란을 샀다. 야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9년 대통령 광복절 기념사를 놓고 "71주년 건국절 기념사에서 이승만 건국대통령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SNS에 올린 바 있다.
이는 8월 15일을 광복절(1945년 8월 15일)이 아닌, 이른바 '건국절'(1948년 8월 15일)로 기념해야 한다는 뉴라이트 사관이다. 뉴라이트는 '1948년 이전에는 나라가 없었다'면서 대한민국헌법에 적시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한다.
뉴라이트가 추앙하는 '국부' 이승만조차 1948년 제헌의회 의장 때 "기미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해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해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한다"는 헌법 전문에 서명했다.
노동부 장관은 국무위원이자, 대통령·국무총리 궐위시 국정을 위임받아야 하는 15번째 장관에 해당한다. 김 후보자의 건국절 주장은 야권으로부터 '헌법에 반하는 국무위원 후보자'라는 정치적 시비를 초래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앞서도 반대 정파에 '색깔론' 공세를 펴고, '극우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여하거나 정치적 연대를 꾀하는 시도를 벌였다.
그는 2019년 당내 토론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은 총살감"이라고 했고, 2022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첫 국정감사를 받을 때는 "문 전 대통령이 신영복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도 "종북주의자"로 지목했다. 김 후보자는 이런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 탄핵반대' 세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2020년 자유통일당을 창당하고 "우리 태극기 부대만이 적화통일을 막을 수 있다"고 선언하고 태극기 집회에도 참석했다. 몇 달 뒤엔 이들과 결별하고 친박근혜계 세력과 합당했다 다시 갈라서기도 했다.
그런데 '탄핵' 관련해서 그는 정작 2016년 최순실 사태 초기에는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반노동 언행' 논란도 지속
김문수 당시 경사노위 위원장. 류영주 기자김 후보자는 경사노위 위원장 취임 직전 본인 유튜브에서 "불법 파업에는 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이라며 화물연대 파업을 비난했다. 지난해 3월에는 광주의 글로벌모터스를 방문해 "감동받았다. 노조가 없다"고 SNS에 글을 적었다.
민주노총은 이를 '반노동 행태'로 비판한다. 이들은 "극우 반노동 막말을 일삼는 김문수를 앞세운 노동개악 시도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내놨다.
최근 야권이 추진했다 '거부권 행사'로 끝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조 및 3조 개정법안)도 김 후보자는 "법률적 명확성을 다 엎어버린다"며 반대한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 교섭권 인정,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제한을 제도화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작 그는 국회의원 시절 '실질적 사용자'의 책임 강화에 가담했다. 2002년 한나라당 의원 발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2005년 민주노동당 발의 '비정규직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의견 수용 촉구결의안' 등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노란봉투법과 취지가 다를 게 없는 의안들이다.
이밖에 김 후보자는 2018년 서울시장 출마 때 세월호 참사 추모를 "죽음의 굿판" 등으로 언급하면서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번에도 '법인카드' 논란
법인카드 논란도 등장했다. 야당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2년 10월 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4886만8500원을 경사노위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월평균 200여만원을 사용했다.
김 후보자가 위원장으로서 직접 주재한 회의가 단 한번에 그친 데 비해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2개월간 대면 회의 딱 한 차례 개최하면서 급여 명목 수당 약 1억2천만원을 수령한 것도 어이없는데, 법인카드까지 물 쓰듯 펑펑 썼다"고 논평했다.
경사노위는 "김문수 전 위원장은 업무를 총괄하면서 내부회의 및 업무지시, 각종 간담회 주재, 관계기관 방문, 업무 관련자 면담 및 의견 청취 등 대내외 다양한 형태의 직무를 수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업무추진비 집행지침에 따라 법인카드를 정당하게 사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