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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 근무 소홀 논란…40대 장애 여성 생명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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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경찰 근무 소홀 논란…40대 장애 여성 생명 놓쳤다

    16일 오후 2시 전후 A씨 사망 추정 시간
    15일~16일 근무자들 인계 문제 쟁점
    규정대로 했다면 A씨 살릴 가능성 커
    경찰 관계자 "경찰청 감찰 중" 답변

    경남경찰청 제공경남경찰청 제공
    경남 하동군의 한 파출소 순찰차 안에서 40대 장애 여성의 사망 추정 시간은 경찰에 의해 발견된 시점보다 하루 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해당 순찰차를 점검하고 인계하는 규정만 제대로 지켰더라면 해당 여성은 생명을 건질 수 있었던 가능성이 컸기에 경찰관들의 관리 소홀과 나태한 근무 행태란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남경찰청은 20일 경남청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40대 장애 여성 A씨는 16일 새벽 2시 10분쯤 차에 탑승했다"라며 "A씨 사망 추정 시간은 16일 오후 2시 전후"라고 밝혔다. 이날 경남청에서는 생활안전부장(경무관)과 범죄예방대응과장(총경), 형사과장(총경) 등 3명이 자리해 기자들과 질문답변을 나눴다.

    이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A씨는 지난 15일 밤 10시 10분쯤 하동군 자택에서 나와 버스터미널 등지에서 3시간 정도 배회하다 다음날인 16일 새벽 2시 10분쯤 진교파출소에 도착했다. A씨는 파출소 앞에 주차된 순찰차 1호차 문을 열다가 열리지 않자 잠겨있지 않은 2호차 문을 열고 그 차에 탑승했고 이후 빠져나오지 못해 17일 오후 2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가족은 이전에도 수차례 실종신고를 해왔지만 자발적 귀가 등을 이유로 하루 있다가 17일 오전 11시쯤 해당 파출소에 직접 구두로 신고했고, 경찰관들은 이전 업무 처리와 신고 내용 정리 등을 이유로 같은날 오후 2시쯤 2호차를 타려했다가 엎드린 채 숨져있는 A씨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A씨가 발견된 시각보다 A씨의 사망 추정 시간은 그보다 하루 앞인 16일 오후 2시 전후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A씨는 16일 새벽 2시에 2호차에 탑승했다가 12시간 안팎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처럼 A씨가 16일 오후 2시 전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기에 지난 15일 오후 5시쯤 마지막 운행이 종료된 2호차의 관리 여부가 쟁점이 된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규정을 제대로 따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훈령 경찰장비관리규칙(제96조)에 따르면 차량을 주·정차할 때에는 차량문을 잠그는 등 도난방지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근무교대시 전임 근무자는 차량의 청결상태, 각종 장비의 정상작동 여부 등을 점검한 후 다음 근무자에게 인계해야 한다.
     
    해당 규칙 등을 근거로 보면 지난 15일 해당 파출소의 야간 근무 경찰관들은 16일 오전 8~9시 주간 근무 경찰관들에게 차량 여부 등을 제대로 점검한 뒤 인계했어야 했다. 만일 차량을 제대로 점검했다면 그때 A씨를 발견할 수 있었고 당시 A씨는 살아있을 가능성도 컸다. A씨는 16일 오후 2시 전후로 사망 추정 시간이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관들의 차량 관리 소홀과 나태한 근무 행태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 A씨 시신을 1차 부검한 결과 '고체온증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고려된다'는 구두 소견을 낸 바 있다. 지난달부터 하동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던 점, 순찰차가 범인 도주를 막기 위해 안에서는 열리지 않게 설계된 뒷좌석과 경찰 보호를 위해 설치된 안전 칸막이로 인해 안에서도 열리는 앞좌석으로 이동이 어려운 점 등도 눈여겨봐야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경남경찰청 관계자들은 "경찰청에서 해당 파출소 직원들을 감찰 중인 상황이라 지금 우리가 언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감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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