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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속도 내는 尹…'세대 간 형평성' 초점, '갈등 조정' 관건

대통령실

    연금개혁 속도 내는 尹…'세대 간 형평성' 초점, '갈등 조정' 관건

    尹, '세대 간 형평성' '지속가능성' 초첨 국민연금 개혁안 준비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화, 재정 안정 자동화 장치 등 도입될 듯
    미래세대 고려…중장년층 반발, 노인 빈곤 등 세대 갈등 조정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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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말 '세대 간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둔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윗세대보다 연금 부담이 클 미래세대를 고려한 제도 개편과 함께, 기금 고갈 방지를 위해 인구 변동 및 경제 상황에 따라 납부·수급액을 조정하는 내부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핵심 개혁 과제이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연금개혁에 재차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의지이지만 중장년층 반발 등 세대 갈등, 향후 여야 합의 등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尹, 연금개혁 속도…'세대 간 형평성', '지속가능성' 초점

    대통령실이 준비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은 '세대 간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큰 골격은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화', '재정 안정 자동화 장치' 등의 도입으로 파악된다.

    '내는 돈'인 보험료율은 현행 월 소득 9%다. 연금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야는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데 의견을 모았다. 현행에서 4%p(포인트) 인상인데,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화를 적용한다면 중장년층은 빨리,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도달하게 한다는 것이다.

    청년층의 경우 연금 혜택은 줄고, 고갈 위험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한참 뒤에 연금을 받게 될 청년층은 덜 내고, 곧 연금을 받을 중장년층은 많이 내게 해 세대 간 형평성을 맞춘다는 취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래세대가 보험료를 가장 많이 오래 내고, 연금은 가장 적게 받거나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으니 여러 세대가 고루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20·30대 남녀인 군 복무자와 출산 여성을 위한 연금 혜택도 검토하고 있다.

    출산 여성은 둘째 자녀 출산 때부터 인정해주던 '출산 크레딧'(연금 가입 기간을 가산해주는 제도)을 첫째 아이 출산 때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2008년 1월 1일 이후 둘째를 출산한 경우 가입 기간을 12개월 더해주고, 셋째부터는 자녀 1인당 18개월을 추가해 최대 50개월까지 가입 기간을 인정해주고 있다. 개혁안에는 첫째부터 가입 기간을 12개월 가산해주고 상한을 없애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군 복무자를 위한 '군 복무 크레딧' 역시 현재는 군 복무 기간 중 6개월까지만 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했으나, 군 복무 기간 전체를 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재정 안정 자동화 장치는 수급자‧가입자 비율, 물가상승률 등 경제 상황, 기대 여명 등 인구변동 상황에 따라 국민연금 급여와 보험료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국민연금 개혁안이 적용된다면 기금의 고갈 시점을 기존 예상됐던 2055년에서 30년 이상 늦출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안을 준비하는 배경은 정부 핵심 개혁 과제이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연금개혁에 재차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했지만, 당시 보험료율 인상의 근거와 불가피성을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인상률을 담지 않은 채 국회로 넘어가 '맹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야 역시 보험료율을 13%로 조정하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43%(여당)~44%(야당) 수준에서 합의하지 못해 결국 공은 이번 국회로 넘어왔다. 이 같은 모수개혁(보험료율 및 소득대체율 조정)을 하더라도, 연금 고갈을 7~8년 늦추는 데 그쳐 해법은 되지 못한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중장년층 반발 등 '세대 갈등' 변수…"유기적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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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개혁안은 연금 구조개혁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은 중장년층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제도라는 점과 높은 노인 빈곤율도 변수다.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오종헌 사무국장은 "자의적으로 나눈 세대 안에서도 소득과 자산 사정이 다 다른 만큼, 50대 비정규직이 20‧30대 정규직보다 보험료 납부 여력이 더 높거나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기만은 어렵다. 차등 인상 속도를 고려하면 형평성 논란은 20‧30대와 그 뒤 세대 사이에서도 불거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장성 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약 14%)의 3배에 육박하는 노인 빈곤율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 상황에서 현실적인 판단일 수 있지만 좀 더 유기적인 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세대 한국불평등연구랩 유종성 소장은 "세대 간 차등 인상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는 판단"이라면서도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늙는 게 아닌 만큼 노후 소득 활동과 은퇴 시기, 연금 수급 시기를 유연하게 결합‧조정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금개혁과 노동시장, 노인 재취업을 위한 교육 등 개혁이 유기적으로 다뤄져야 하는데, 여러 국책연구기관과 부처 사이에서 종합적으로 논의‧계획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재정 안정 자동화 장치의 경우 일본, 스웨덴, 독일 등 상당수 OECD 국가들이 이미 운용하고 있다. 다만 설계에 따라 자칫 연금액이 대폭 깎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세대별로 보험료율 차등을 두는 게 유례가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간 소득대체율이 이토록 급격하게 변화(하락)한 사례도 없는 게 사실인 만큼, 부담에 대한 변화도 고민해 볼 수 있다"며 "재정 안정 자동화 장치는 상황에 따라 연금액이 무한정 깎일 수 있는 게 아니다. 적정한 범위 내에서 조정되도록 설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연금개혁 정부안의) 기본적인 원칙을 밝히고, 이후 주무 장관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개혁안의 구체적인 수치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기초연금·퇴직연금을 포함한 연금 구조개혁 정부안을 9월초까지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고령층을 감안해 기초연금 인상안이 담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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