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이 출입통제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발생한 이번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천=박종민 기자지난 22일 발생한 화재로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 호텔이 소방시설에 대한 자체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부천시 A호텔은 지난 4월 12일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진행한 뒤 "양호하다"는 점검 결과를 소방당국에 통보했다.
A호텔은 소방시설법에 따라 1년에 2차례 이상 소화기, 자동화재탐지설비, 옥내 소화전 등 소방시설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소방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자체점검' 대상이다.
지난 2월 16일에는 부천소방서로부터 화재안전조사를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23일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발생한 이번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천=박종민 기자전문가들은 소방시설에 문제가 없음에도 피해가 확산된 원인으로 '허술한 법 기준'을 꼽았다.
경민대 이용재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자체점검과 화재안전조사는 소방시설이 구비돼 있고,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본다"며 "이런 조사로는 소방시설이 효율적으로 배치됐는지, 제대로 화재를 막을 수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석대 공하성 소방방재학 교수도 "화재가 발생한 A호텔은 건물이 오래돼 과거의 소방법이 적용된다"며 "스프링클러 설치 등 현재의 기준은 권고 사항일 뿐 강제하지는 못하고 있어 비교적 화재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오후 7시 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에서 불이 나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사상자 대부분은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810호 객실 인근의 투숙객들로 대부분 유독가스를 마셔 질식하거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준공된 호텔 건물은 모두 63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화재 당일에는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