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4 국제 사이버범죄대응 심포지엄 개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우리 정부는 최정예 사이버 인력을 양성하고, 사이버보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 서울에서 개최된 '2024 국제 사이버범죄 대응 심포지엄'에 참석해 "국가가 배후에 있는 해킹 조직이 사이버공격을 벌이며, 개인과 기업은 물론 다른 국가의 기능과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초연결 시대에 접어들고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신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사이버범죄에 맞서는 일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범죄자들은 AI를 통해 손쉽게 악성 코드나 가짜 영상을 생성하고, 다크웹과 가상자산을 이용해서 법 집행기관의 추적을 회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2월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새로운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을 발표했다"며 "사이버안보 위협에 대한 공세적 대응과 함께 자유, 인권, 법치의 규범을 공유하는 우방국들과 국제 공조를 강화하는 우리 정부의 의지와 전략을 여기에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찰은 딥페이크(deepfake·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탐지 소프트웨어와 다크웹(dark web·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웹) 추적 등의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저는 작년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와 올해 7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사이버안보를 위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디지털 기술로 초연결된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합쳐야 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저와 대한민국 정부는 AI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자유와 복지를 확장하고, 그 혁신의 혜택을 우리의 미래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과 관심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개회식 종료 후 행사장 옆에 마련된 K-과학 치안 전시관을 방문해 딥페이크 기술 영상을 탐지하는 소프트웨어를 참관하며 "어떤 원리로 탐지하는 것이냐"고 묻고 설명을 들었다고 정혜전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또 AI 기술을 이용해 아동학대 폐쇄회로TV(CCTV) 영상에서 아동 학대 의심 장면을 자동으로 검출·요약하는 시스템 관련 설명을 듣고 "아동학대 행위 증거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불에 타거나 물에 빠진 휴대전화도 포렌식을 할 수 있게 핵심 부품을 복구하는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복구 과정 전체를 영상으로 남겨야 하지 않냐"고 묻고 설명을 듣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경찰청이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행사로,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연방수사국(FBI) 등 국내외 법집행기관과 구글, X(구 트위터) 등 글로벌 IT 기업, 주요 국제기구(유엔·인터폴·유로폴·아세아나폴·유럽평의회),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주한 외교사절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학계, 민간 단체에서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임종인 사이버특별보좌관,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 신용석 사이버안보비서관, 조상명 국정상황실장 등 360여 명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