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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않는 윤·한…'의대 증원' 놓고 전면전으로

국회/정당

    물러서지 않는 윤·한…'의대 증원' 놓고 전면전으로

    윤 대통령-與지도부 만찬 이틀 남기고 전격 '연기'
    韓 띄운 '의대 증원 유예안'에 尹 불만…갈등 폭발
    "의료개혁 입장 일관" vs "정답 생각해야" 전면전
    여권 내부 "원만한 소통 불가능한 단계" 불안감↑
    지켜보는 이재명, 韓 편들며 간극 더 벌리기

    윤석열 대통령(왼쪽),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왼쪽),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여당이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전면전에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이 갑작스럽게 연기되고, 대통령실이 약 70분 동안 브리핑을 통해 의료개혁의 당위성과 한동훈 대표의 대안을 거부한 이유를 설명하는 등 양측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당내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부터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復權) 문제까지 누적됐던 '윤-한 갈등'이 더 크게 도져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힘든 상태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요 국면마다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모이지 않고, 대통령실과 매번 충돌하는 상황을 두고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대로, 이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노골적으로 한 대표의 편을 들며 양측의 틈을 더 벌리고 있다.
     

    尹-韓 만찬 전격 연기, 의대 증원 유예 이슈는 '전면전'으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8일 "추석을 앞두고 당정이 모여 밥 먹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민생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이라며 "지도부 식사는 추석연휴 끝나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30일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었는데, 불과 이틀을 앞두고 전격 연기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자신들이 먼저 당에 연기 요청을 했고, 당과 상의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민생 대책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라는 것이지만, 대통령에게 민생은 언제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의례적인 수사에 불과해 보인다.
     
    여권에서는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또다시 '윤-한 갈등'이 터졌기 때문에 회동이 무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날 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비공개로 제안했다가 거부됐던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 안'을 거론하며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더 좋겠다. 국민 건강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수용 불가 선언에 대놓고 반기(反旗)를 든 것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날도 "의료 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입장은 일관된다. 변함이 없다"며 한 대표가 제시한 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26학년도 정원은 지난 4월 말에 대학별로 정원이 배정돼 공표했다"며 "유예하면 불확실성에 따라서 입시 현장에서도 굉장히 혼란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약 70분간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한 대표는 "국가의 의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그에 대한 논의를 하는 중이고, 어떤 것이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맞섰다. 한 대표 측은 의료대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강하게 전달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윤한 갈등' 쉽지 않은 봉합…즐기는 이재명은 韓 '편들기'


    당 안팎에서는 양측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차원을 벗어나 공개 전면전 양상에 돌입한 만큼, 갈등을 쉽게 봉합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접점을 찾으려면 물밑에서 찾으면 되는데, 서로 자신이 옳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상대방에게 더 세게 반응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양측의 만남이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공의들이 수련 병원으로는 돌아오지 않지만 다른 병원으로 취업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그 와중에 한 대표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만나서 뭐가 새로 나온 것처럼 하는데 그거는 사실 이제까지 있던 걸 다 돌리자는 얘기"라며 "말이 대안이지 증원 철회 아니냐"고 반문했다.

    당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의료개혁은 한치도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데에서 정부의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친한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고민 끝에 중재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한 대표 편에 섰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논란 등 주요 국면마다 기대와 달리 사사건건 대립하고 충돌하는 모습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의 깊은 관계를 토대로 편하게 소통하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서로 물러설 생각은 없고 원만히 소통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진 것"이라며 "매일 결론이 나지 않는 싸움만 벌어지고 있는데, 여권 전체가 불안에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만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가 의대 정원 감축 얘기를 하시고 (증원을) 유예하자 (제안했다)"며 "현 상황에서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 속 한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노골적으로 양측의 틈을 더 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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