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열어 연금·의료·교육·노동 및 저출생 대응을 포함한 '4+1 개혁'에 정당성과 향후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특히 연금개혁의 3대 원칙으로 지속 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 보장을 제시하면서 '연금 지급 보장 명문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의료개혁에 있어선 "그걸 안 하면 국가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완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는 국회와의 협치와 영수회담, 지속해서 불거지는 당정 갈등, 독립기념관장 인사에서 불거진 '뉴라이트' 논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 채상병 특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尹, 연금개혁 3대 원칙 제시…의료개혁 완수 의지 강조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국정 운영 진행 상황과 성과를 소개하고, 연금·의료·교육·노동 및 저출생 대응 등 핵심 개혁 과제들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연금개혁의 경우 '지속 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3대 원칙을 제시하면서 "청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연금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출산과 군 복무로 인해 연금 가입 기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크레딧(연금 가입 기간을 가산해주는 제도)도 더 확대하겠다"며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다양한 제도를 함께 개혁하고 혁신해서 서민과 중산층의 노후가 두텁게 보장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을 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선 "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 전문의, 진료지원(PA)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그걸 안 하면 국가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어려움이 있지만, 답은 현장과 '디테일'에 있다. 정부는 헌신하는 의료진과 함께 의료개혁을 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근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이견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선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 나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아니겠느냐"며 "당정 간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저출생 문제에 대해선 구조적‧인식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료·노동·교육·연금 등 우리 삶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조개혁을 해 나가는 것과 인구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결국 동전의 양면"이라며 "대단히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범부처 합동으로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추진단을 발족시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영수회담 깊이 생각', "뉴라이트 모른다"…김건희 여사 수사, 언급 자제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묻는 말에 "좀 더 깊이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영수회담을 해서 이런 문제가 금방 풀릴 수 있다면 열 번이고 못 하겠나"라면서도 "저도 대통령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를 바라볼 때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문제고, 정상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 본연의 일을 해야 하지 않나(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총선 이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해선 당분간 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많은 국정 현안과 가을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어서 그동안 잘 해오셨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 총리를 중심으로 한 내각 체제는 유지될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사와 함께 불거진 '뉴라이트' 논란에 대해선 "모른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먼저 김 관장 인사에 대해선 "인사 과정에서 1번으로 제청된 사람에 대한 인사를 거부해 본 적이 없다. 우리 정부의 입장과 특별한 관련이 있는 인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솔직히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며 "뉴라이트를 언급하는 분마다 서로 정의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인사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 그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역량 두 가지를 본다. 뉴라이트냐 뭐냐 이런 건 따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8‧15 경축사 등에서 언급한 '반국가세력'에 관한 질문에 "우리 간첩 활동을 한다든지 국가 기밀을 유출한다든지 북한 정권을 추종하면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한다든지 하는 그런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6‧25전쟁 당시 국내 '반국가 종북 세력'이 남침한 북한군들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준사법적인 수사의 처분 결과나 재판 선고 결과에 대해선 대통령으로서 언급을 자제해 왔다는 점을 유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방식에 대해선, 저도 검사 시절 전직 영부인에 대해 멀리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 조사한 일이 있다"며 "여러 가지를 고려를 해 조사 방식이나 장소가 정해질 수 있다. 그래서 저도 사저를 찾아가 조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를 보좌하는 공식 기구인 제2부속실이 설치되는 것과 관련해선 "준비 중인데, 장소도 마땅한 데가 없다. 외국에 가보면, 가까이 청와대만 해도 대통령 배우자가 쓰는 공간이 널찍이 있는데 용산은 그런 것도 없다"면서도 "부속실이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채상병 특검 도입을 추진하는 데 대한 입장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 관련 (입법)청문회를 방송을 통해 잠깐잠깐 봤는데, 이미 거기서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라며 "지난번 경찰에서 아주 꼼꼼하고 장기간 수사해서 수사 결과를 책 내듯이 발표했고, 제가 볼 때는 언론이나 많은 국민이 수사 결과에 대해서 특별한 이의를 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