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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정기국회…尹불참 개원식, 주도권 싸움 '본격화'

국회/정당

    막오른 정기국회…尹불참 개원식, 주도권 싸움 '본격화'

    1987년 이후 첫 대통령 불참 개원식…여야 대치 단면
    한동훈-이재명 민생 정책 논의 위한 여야협의체 합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여야 입장차…건전 재정 VS 부자 감세
    '채상병 특검' 등 뇌관 산적…민생 협의체, 금투세 논의 '접점'

    국회 본회의. 윤창원 기자국회 본회의. 윤창원 기자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2일 개원식 겸 개회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과 입법, 국정감사 등 다각도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개원식에 불참할 것으로 보여 여야 대치 상황의 단면이 드러났다.

    여야 대치에 대통령 불참 개원식…예산·입법 충돌 예고

    앞서 여야는 22대 국회 개원식 겸 정기회 개회식에 이어 오는 4~5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실시하고, 다음주 대정부 질문을 진행하는 등 정기국회 일정을 합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으로 각종 청문회와 쟁점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개원식에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해 시정 연설도 건너뛰는 건 1987년 체제 이후 처음이다.

    정기국회에선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부터 여야의 입장차로 인한 치열한 대립이 예상된다. 내년 예산안은 24조원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올해 본예산보다 3.2%밖에 늘어나지 않은 총 677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국민의힘은 정부안을 유지하는 방침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로 세입 기반이 훼손된 예산안이라며 정부의 특수활동비 점검 등을 통한 대규모 칼질을 예고했다.
     
    정부 예산안에 빠졌지만 민주당이 관철하고자 하는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 항목이 추가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내수 진작 수단으로 민생지원금 지급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당은 건전 재정 원칙에 따른 '선별 복지'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일 이뤄진 양당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는 "차별, 선별 지원 방안에 대해 받아들일 용의가 있으니 적정 선에서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비공개 회담 때 인식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이 추진하는 법안들을 두고도 충돌이 벌어질 전망이다. 추석 이후인 26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데, 이날 윤 대통령이 재의여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통위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조치법)' 등에 대한 재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밖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최근 당 워크숍에서 각각 170개, 165개 입법 과제를 선정했는데 크게 '국정 뒷받침'과 '정부 견제'로 시각이 엇갈려 합의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윤창원 기자
    다만 1일 열렸던 국민의힘 한동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회담에서 민생과 관련된 양당의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여야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만큼 실질적인 법안 처리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양당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협의 창구를 만들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내세웠던 공통 공약들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여야 대표 간 회담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법안도 정기국회 기간 동안 논의될 사안이다. 금투세를 폐지하자는 정부·여당과 완화 혹은 유예하자는 야당의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접점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양당은 대표 회담을 통해 "주식 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을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 여전히 뇌관…野 '2특검·4국조' 성사될까

    다음달 7일부터 진행되는 국정감사의 경우, 야당은 '채 상병 사망', '방송 장악',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관련 권익위 조사', '동해 유전개발 의혹' 등을 두고 공격을 벼르는 가운데 여당은 방어 태세를 갖췄다. 민주당은 이 같은 사안을 '2특검·4국정조사'로 명명하며 추진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 대립이 심해 정기국회 내에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이 중에서도 채 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을 사실상 직접 겨냥하고 있어 가장 큰 갈등의 뇌관이다.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 안'을 포함해 수사 대상에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할 수 있다며 한 대표를 향해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양당 대표 회담에서도 채 상병 특검법은 정식 의제로 선정되긴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회담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설정한 기한에 맞춰 당의 입장을 낼 수 없고, 국민의힘 내에서 논의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관련해 허심탄회한 토론이 있었지만 각자 생각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정 브리핑에서 내놓은 연금개혁이 정기국회에서 어떻게 다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야는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1년 7개월 동안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이어왔으나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국민의힘은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다시 특위를 꾸려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세대 차별 '갈라치기'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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