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조국혁신당 대변인(왼쪽부터)와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연합뉴스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불법으로 출국금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조국혁신당 대변인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1심에서와 같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일 서울고법 형사11-3부(박영주·박재우·김영훈 부장판사)가 심리한 이 대변인과 차 의원, 이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 대변인과 차 의원에게 징역 3년을, 이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019년 3월 22일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장이었던 차 의원과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 검사였던 이 대변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었던 이 전 비서관 등은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당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 출금 조치를 했다는 건데, 예컨대 강제조사권이 없는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무리하게 출국금지를 시도하면서 급히 작성된 '긴급출국금지 신청서'에 가짜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가 적히는 등 절차적 하자가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2022년 1심에서도 이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 차 의원과 이 대변인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이 대변인의 자격모용공문서작성 및 공용서류 은닉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피고인들과 검찰 측이 모두 항소했다.
이날 검찰은 "2019년 3월 22일 김 전 차관이 출국 시도를 할 때까지 드러난 범죄사실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떤 혐의로 수사 의뢰를 할지 결정된 바가 없었다"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적법 절차'다. 악인이라도 적법절차에 따라 출국을 막아야 한다. 검사와 청와대 고위 공무원이 정책적 내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절차적 위법을 알면서도 위법행위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의원에 대해서는 "국가기관(법무부 출입국본부)의 책임자가 직무와 관련해 불법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은 다 자행했다"며 "원심은 사실 오인, 법리 오해에 따른 무죄를 선고했으니 파기해야 한다"며 원심 구형과 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변인에 대해서는 "김 전 차관이 범죄 피의자가 아니고, 범죄 혐의의 상당성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검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김 전 차관의 무조건적인 처벌을 위해 공문서 범행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경찰 인맥을 동원하여 과거 검찰에서 김 전 차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프레임을 형성했다"며 "김 전 차관이 출국할 경우 대통령 국정 수행을 부담스러워했다. (김 전 차관) 범죄의 상당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조치가 완성될 수 있도록 범행을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법무부장관 메릭 갈런드는 '우리는 법무부가 공평한 정의를 추구하고 법에 의한 지배를 고수한다는 점을 말과 행동으로 미국인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며 "적법 절차 준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엄중함을 보여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9년 동안 '별장 성접대'와 뇌물 등의 혐의를 받아왔던 김 전 차관은 지난 2022년 8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